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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공포(Fear of Flying)

eunyongyi 2018. 5. 27. 15:50

에리카 종 지음(1973년). 이진 옮김. 비채 펴냄. 1판 1쇄 2013년 10월 21일. 1판 2쇄 2017년 1월 11일.

이사도라가 “콧노래를 부르며 머리를 헹궜다. 머리에 한 번 더 비누칠을 하고 있을 때 베넷이 들어왔다(570쪽).”
왜 이사도라를 베넷에게 돌려보냈을까. 1973년 무렵 에리카 종이 맞닥뜨려야 했던 세상 벽? 더 나아가지 못한 에리카 종이 스스로 쓴 굴레? 내내 어지럽더니 끝내 내게 물음표를 던졌다.  

아래로 책에서 꺼낸 여덟 토막.

보수적인 괴물 프로이트는 남자들의 집착을 여자들의 집착으로 가정했다. 누군가 말했다. 프로이트는 남근중심주의자라고. 그는 태양이, 그리고 세상의 모든 딸들이 페니스를 중심으로 회전하고 있다고 믿었다(54쪽).

이사도라. “왜 남자들은 다 날 개조하고 싶어하지? 내가 개조해야 할 사람처럼 보이나(166쪽)?”

뮤즈는 당신이 양파를 깎거나 가지를 먹거나 <뉴욕타임스>의 서평란을 쓰레기통 바닥에 까는 순간 발현한다(304쪽).

독일에서 가장 유명한 성이 있는 곳은······중략······캘리포니아의 디즈니랜드였다. 월트 디즈니와 바이에른의 미친 왕 루드비히가 얼마나 정신적으로 닮았는지 생각하면 참으로 놀랍다. 노이슈반슈타인 성은 중세 때 존재한 적이 없는 중세풍의 19세기 가짜 건물이었다. 결국 디즈니의 성은 가짜의 가짜인 셈이었다(340쪽).

포르노 소설의 주인공들은 왜 나를 괴롭히는 양심의 가책으로 인해 고통받지 않을까? 그들은 단지 어둠 속에서 서로를 탐하는 거대한 성기일 뿐이었다(455쪽).

왜 여자가 남자를 거부하면, 진심으로 마음을 다해 거절하면, 남자는 여자가 예의상 그러는 거라고 생각하는 걸까(508쪽)?

절망에 휩싸여 자신을 죽이기는 너무도 쉬웠다. 순교자인 척하기도 너무나 쉬웠다. 가만히 있기가 더 어려웠다. 삶을 견디는 것, 그리고 기다리는 게 더 어려웠다(534쪽).

나는 콧노래를 부르며 머리를 헹궜다. 머리에 한 번 더 비누칠을 하고 있을 때 베넷이 들어왔다(57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