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성란 지음. 문학과지성사 펴냄. 2013년 10월 4일 초판 1쇄. 2022년 10월 4일 초판 7쇄. “뭘 보고 있는 거냐?” 아이가 웃으며 말했다. “저기요. 아저씨가 쓸고 온 거리요. 평화로워요(9쪽).” ㅡ두 여자 이야기 죽음이 손끝도 스칠 수 없을 만큼 젊고 탄력 있는 육체였다(68쪽). ㅡ여름의 맛 미로 같았다. 그 많은 큐비클 어디에선가 불쑥 누군가의 머리가 드러나 여자와 눈이 마주친다면 그게 설사 사람이 아니라 문어라 해도 사랑에 빠질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112쪽). ㅡ오후, 가로지르다 ‘큐브 농장’이라고 불리는 비좁은 칸막이 안에서 일하는 우리가 과연 닭을 동정할 만한 처지에 있긴 한 건가(136쪽). ㅡ오후, 가로지르다 숨이 막혔다. 북쪽 벽에는 검은 곰팡이들이 피어 있었다. 잠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