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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인 이야기 3, 4

eunyongyi 2017. 7. 18. 22:07

■로마인 이야기 4 ― 율리우스 카이사르·상

시오노 나나미 지음. 김석희 옮김. 1996년 3월 25일 1판 1쇄. 2003년 9월 25일 1판 39쇄.

 

“그런데도 오직 카이사르만이 자기 차례가 오기를 줄지어 기다리는 상류층 부인들을 모조리 맛보는 빛나는 영광을 누렸다(150쪽).……중략……카이사르의 최대 채권자인 크라수스의 아내 테우토리아. 남편이 오리엔트에 출정해 있는 동안 얌전히 집을 지켜야 했을 터인 폼페이우스의 아내 무키아. 폼페이우스의 부장으로 역시 전쟁터에 나가 있는 가비니우스의 아내 로리아. 원로원 의원의 3분의 1이 카이사르에게 아내를 ‘도둑맞았다’고 말하는 역사가도 있다(151쪽).……중략……이런 여자들은 모두 로마의 상류층에 속한다. 말하자면 미장원이나 양장점에서 자주 마주치는 것이다. 그런데 서로 질투하거나 싸우지도 않은 채, 자기 차례가 오기를 얌전히 기다리면서 차례로 그의 애인이 됐으니 유쾌한 일이다(151쪽).”

‘유쾌’… 하다고? ‘모조리 맛보는 빛나는 영광’… 이라고? 지은이 생각 수준이 참 딱하다. 이건 매우 거북하다. 제아무리 카이사르였다 하더라도, 그를 좋아한 지은이였다손 치더라도.

또 있다. 카이사르는 “여자라면 누구나 다 좋아한 것이 아니라 취향에 맞는 상대를 골랐고, 그것도 여자의 유혹에 넘어가서가 아니라 그 자신이 원했기 때문에 성공한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남자가 강렬히 원하면, 여자다운 여자는 굴복하게 마련(152쪽)”이라고 썼다. 지은이는 ‘강렬히 원하는 남자’에게 마땅히 굴복했다는 얘기로 들어야 하나. 거북하다.

음. 이런 생각 가진 사람이 쓴 책이라면… 좋은 책 아닌 듯싶네.


덧붙여 하나. 공공 도서관 책에 줄 치거나 동그라미 그려 두고, 책갈피 곳곳에 머리카락과 털 끼워 두는 건… 왜일까. 더럽다.

아래로 여럿.

 

궁정에서 거의 밤마다 열리는 잔치에서 카이사르는 왕이 총애하는 미소년들과 함께 술을 따르며 돌아다녔다고 한다. 게다가 (비티니아) 왕과는 동성애 관계에 있다는 소문까지 퍼졌다(66쪽).

 

순백을 의미하는 ‘칸디드’라는 말은 오늘날에도 서구 언어에서는 입후보를 뜻하는 낱말의 어원이다(81쪽).

 

집정관 통달(通達)은 라틴어로 ‘악타 다우르나’ 또는 ‘악타 세나투스’라고 부르는데, 직역하면 ‘일보(日報)’ 또는 ‘원로원 의사록’이 된다(178쪽).

 

카이사르에게는 첫 아내 코르넬리아가 낳은 율리아라는 딸이 있었는데, 그는 이미 약혼자가 있는 율리아를 파혼시키고 폼페이우스에게 시집보냈다(192쪽).

 

게르만인 남자들은 키가 너무 커서 올려다봐야 할 정도라는 것, 무기를 다루는 솜씨가 능숙하고 용맹하다는 것, 그들과 전쟁터에서 맞붙은 갈리아인들은 그들의 큰 체격과 형형한 눈빛에 기가 질려 꼼짝도 못했다는 것 등등(226쪽).

 

브리타니아인은 모두 푸른색 물감으로 몸을 물들인다. 따라서 전쟁터에서는 훨씬 무섭게 느껴진다(331쪽).

 

셀레우키아로 개선해 한창 의기양양해 있던 수레나스는 축하연에서 마신 술도 채 깨기 전에 살해당하고 말았다. 그의 명성이 자기보다 높아지는 것을 두려워한 오로테스 왕이 사고를 위장해 죽여 버린 것이다(393쪽).


■로마인 이야기 3 ― 승자의 혼미

시오노 나나미 지음. 김석희 옮김. 1995년 11월 20일 1판 1쇄. 1996년 11월 15일 1판 8쇄.

 

“전쟁이란 오래 계속될수록 당초에는 품지 않았던 증오심까지 고개를 쳐들게 되는 법이다. 전선에서 싸우는 사람은 무엇 때문에 싸우는지도 모르게 된다. 오직 증오심만이 그들을 몰아세운다. 내전이 처참한 것은 목적이 보이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173쪽).” 맞는 얘기. 싸우지 말자.

“로마인은 동족끼리 싸울 때에도 타민족과 호응하면서까지 조국을 위협하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당시의 다른 민족과는 달랐다(205쪽)”고 한다. 한반도엔 당나라 끌어들여 백제를 망가뜨린 신라가 있었다.

 

덧붙여 하나. 20년쯤 묵은 책이라 오래된 종이 냄새.

아래로 여럿.

 

적이 외부가 아니라 내부에 있다는 것, 그것이 바로 진정한 ‘혼미’였던 것이다(81쪽).

 

로마인들은 여자 이름에 대해서는 그보다 훨씬 무신경한 경향이 있었다. 원래 여자한테는 개인 이름조차 없었다. 일족 이름의 어미를 변화시킨 것이 그녀들의 이름이었다(87쪽).……중략……율리우스 카이사르의 어머니는 아우렐리우스 일족 출신이기 때문에 아우렐리아, 하는 식이다. 일족에 여자가 몇 명 있든지 간에, 모두 이런 식으로 같은 이름을 붙였다. 성은 남편의 성을 따랐다(88쪽).

 

가이우스 마리우스. “시민 여러분, 집정관들이 대부분 당선되기 전에는 겸손한 공복임을 과시해 놓고, 일단 집정관으로 선출되면 당장 오만하고 게으른 자로 표변한다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나는 반대로 하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국가를 위해 봉사하는 것은 집정관이나 법무관 같은 자리에 앉아 있느냐 않느냐와 상관없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96쪽).”

 

프로방스라는 이름도 라틴어로 속주를 뜻하는 프로빈키아를 프랑스식으로 발음한 데 불과하다(108쪽).

 

로마인이 생각한 동포는 단지 로마 시민권을 갖고 있는 사람이다. 과거에 노예였든 카르타고 태생이든, 전혀 관계가 없다. 라틴어를 쓰든 말든, 그것조차도 관계가 없다. 로마 시민권을 취득한 순간부터 그 사람은 동포가 된다(142쪽).

 

“로마인이 실증적으로 인류에게 가르쳐 준 것 가운데 하나는 각 지방의 독자성을 유지하면서도 전체를 통합하는 보편성을 확립할 수 있다는 점이다(14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