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보헤미안
김태경 지음. 시공사 펴냄. 2012년 4월 17일 초판 1쇄. 2012년 5월 25일 초판 2쇄.
어디서 듣고 왔는지 하루가 다르게 손님들이 늘어나는 것이 고민이란다. 그건 바로 예전처럼 바쁜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이었다면 이렇게 장사가 잘되면 곧바로 사람을 늘려가며 모든 시간을 쏟아부었을 게 뻔하다(21쪽).
→ 지은이가 전한 김승민 ‘아루요’ 셰프의 고민. 넉넉한 삶을 사는 듯.
정희경 샐러드앤미미 대표. “지난 몇 년 새 제주도가 바뀌어도 너무 바뀌어 버렸어요. 도시 사람들이 좋아하는 요소들이 엄청 생겨났지요. 그런데 제주도는 꾸며서 좋은 땅이 아니라 있는 자체가 아름다운 곳이잖아요(78쪽)?”
제주에 중독된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다. 제주의 하늘, 바다, 바람, 들판이 자신들을 떠나지 못하게 한다고(133쪽).
제주의 공기는 남다르다. 이국적이면서도 지극히 평범한 기운이 공존한다. 그래서 제주를 찾은 사람들은 좀처럼 섬이 가진 신비한 기운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화려하진 않지만 매력적인 분위기에 젖어들기 때문일 것이다(153쪽).
재미있는 건 제주도민들은 낮에 바다에 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해가 없는 어둠이 내린 밤바다에서 수영하는 걸 즐긴다(250쪽).
풍요를 상징하는 영등할망이 등장하는 음력 2월 1일부터 보름 동안 제주 주민들은 일을 하지 않는 풍습이 있었다. 2월 1일 한림읍 귀덕리로 입도해 15일 우도에서 떠나기까지 제주에 머무는 동안 영등할망은 소라와 전복, 미역 등 해산물이 풍요롭도록 관장하고 해녀와 어부들을 보호해 준다고 한다. 이때 딸이나 며느리를 데리고 들어오는데 영등 기간에 날씨가 좋으면 딸을, 날씨가 나쁘면 며느리를 데리고 들어온다는 설이 있다(315쪽).
그중에서도 제주의 가장 어두운 역사를 꼽는다면 단연 4·3 항쟁이 아닐 수 없다. 1947년 4월 3일 350명의 무장대가 서북청년단과 군경들을 대상으로 무차별 학살을 감행한다. 뿐만 아니라 아무 죄도 없는 그들의 가족들도 함께 몰살하는 참극이 발생한다. 그 당시 희생자 가운데 시신을 찾지 못한 사람만 수천 명이었다. 4·3 항쟁은 그야말로 세계 냉전구도와 한국의 분단체제 사이에 낀 이유 없는 희생이었다 (317쪽).
→ 제주 4·3 민중 항쟁을 두고 이렇게 말하고 말면 매우 곤란하다. 달리 무슨 까닭이 있을지 모르겠으나 제주 4·3 민중 항쟁을 두고 이렇게 말하면 안 될 일이다. 제주 시민 가슴에 큰못 박는 짓이다. 음. 지은이 생각이나 취재가 모자랐을까. 출판사 때문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