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책좋아요 ILikeBooks

무지개 속 적색 ㅡ 성소수자 해방과 사회변혁

eunyongyi 2018. 7. 20. 19:46

해나 디 지음(2010년). 이나라 옮김. 책갈피 펴냄. 2014년 7월 16일 1쇄.

배우고 익힐 게 많구나. 생각할 것 많고. 몰랐던 거 이토록 많으니.

알토란 같은 여러 토막.

현대 동성애자 운동은 1969년 6월 뉴욕 동성애자 술집 스톤월인을 경찰이 단속한 뒤 일어난 사흘간의 폭동에서 태어났다(8쪽).

성소수자가 계속 억압받는 것은 성소수자 억압이 자본주의 사회조직 전반에 뿌리를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착취와 경쟁으로 움직이는 체제에서는 권력자들이 우리 삶의 모든 측면을 이윤 추구하는 우선순위에 종속시키려 한다. 그래서 만들어진 것이 지금의 가족제도다. 가족은 개인 관계를 규제하는 데 아주 중요한 구실을 하며 지배계급이 스스로를 재생산하고 노동력을 싼값에 재생산하기 위한 핵심 매커니즘이다(11쪽).

러시아에서는 혁명으로 탄생한 신생 노동자 민주주의 정부가 반동성애법을 철폐했고 민중의 삶과 성적 관계를 해방시키려고 수많은 개혁을 도입했다. 동의연령을 폐지하고, (한쪽의) 요청에 따른 이혼 방식을 도입하고, 낙태를 합법화하고, “국가와 사회가 성적 관계에 전혀 개입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선언했다(13쪽).

‘호모섹슈얼(동성애자)’이라는 용어는 1869년에 처음 만들어졌고 레즈비언, 바이섹슈얼, 트랜스젠더, 헤테로섹슈얼이란 용어는 그 뒤에 나왔다. 그 전에는 사람들이 자신을 어떤 구분되는 범주에 속한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그런 말로 이름 붙이지 않고도 동성 간 성관계나 친밀한 관계를 즐겼다(23쪽).

1600년대 캐나다 몽타녜사스카피족.······중략······성별 분업은 있었는데, 대체로 여성은 채집을 하고 남성은 사냥을 했다. 주된 이유는 임신과 수유를 사냥 같은 활동과 병행하는 것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역할들에 서열이 매겨지거나 가치판단이 들어가지는 않았다.······중략······여성이 재생산에서 하는 구실은 부족 내에서 여성이 동등한 역할을 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으며, 육아를 주로 여성의 책임으로 여기지도 않았다(31쪽).······중략······“당신은 뭘 모른다. 당신네 프랑스인들은 자기 자식만 사랑하지만 우리는 부족 아이들을 모두 사랑한다(32쪽).”

1917년 10월 러시아 혁명은 전쟁과 압제, 빈곤에 맞선 반란이었을 뿐 아니라, 성 해방을 위한 투쟁에서 전례 없는 진보를 가능케 한 사건이기도 했다(91쪽).

1917년 혁명으로 탄생한 신생 노동자 정부의 첫 조치 가운데 하나는 동성애 비범죄화였다. 이것은 사람들의 삶을 낡은 법률과 미신의 압제에서 해방하려는 노력의 일환이었다.······중략······사생아에 대한 법률적 차별을 철폐했다. 1920년에는 낙태도 합법화했다(93쪽).

투쟁의 핵심은 여성의 감옥이자 성 억압의 근원인 가족의 구실을 약화시키는 것이었다(94쪽).

레닌은 작업장부터 정치 지도부까지 모든 수준에서 여성의 참여가 언제나 “혁명의 척도”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95쪽).

볼셰비키는 혁명이 모든 사람의 해방에 전적으로 헌신해야 한다고 봤고 따라서 국가, 종교, ‘도덕’이 섹슈얼리티와 성의 관계에 간섭해서는 안 된다는 견해를 출발점으로 삼았다(100쪽).

1969년 6월 27일 밤 성소수자들의 삶을 영원히 바꿔 놓은 폭동이 일어났다. 이 폭동은 뉴욕 그리니치빌리지에 있는 스톤월인이라는 술집을 경찰이 단속하면서 시작됐다(117쪽).

1984년 초 대량 해고와 탄광 폐쇄 계획이 발표됐다. 3월에 전국적 파업이 시작됐다. 1년 동안 계속된 이 파업은 유럽 역사상 가장 큰 파업이었고 결정적 전투였다(156쪽).

신자유주의 공세는 노숙인 문제부터 학자금 부채, 사상 최악의 불평등까지 엄청난 사회문제를 낳았는데 이 모든 문제는 정부의 책임이었다. 집권 노동당이 케케묵은 속죄양 삼기와 ‘가족 가치’에 손을 뻗은 것은 이런 책임을 떠넘기려는 시도였다(205쪽).

잔혹한 (남아프리카공화국) 백인 정권 치하에서 동성애는 7년 형에 처할 수 있는 범죄였다. 다른 인종 간의 결혼과 혼외 성교가 불법이었고 군대 내 동성애자들은 전기충격요법과 성전환을 강요당했다. 남성들이 함께 춤을 추거나 어울리다가 발각되면 “성적 만족을 자극”하려 했다는 이유로 기소될 수도 있었다(221쪽).

러시아 혁명 과정에서 사람들은 자신들의 힘을 이용해 단지 자본주의에 도전하는 것을 넘어 다른 종류의 사회, 즉 모든 이의 해방을 추구하는 사회주의를 건설하기 시작했다(234쪽).

옮긴이 후기.······중략······법률적 평등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변화를 지키기 위해 싸워야 한다. 성소수자들의 운명은 정치 일반과 떼어 놓고 볼 수 없다(25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