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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퀄리아 ㅡ 평등하다는 헛소리에 대한 반격

eunyongyi 2018. 8. 23. 21:15

케서린 메이어 지음. 신동숙 옮김. 와이즈베리 펴냄. 2018년 3월 30일 초판 1쇄.



모든 여성은 남성에 의해, 남성을 위해 만들어진 세상에서 살고 있다. 아주 최근까지도 차량 충돌 테스트용 인형을 제작할 때 남성의 신체적 조건만 반영했기 때문에, 여성 운전자는 사고가 났을 때 중상을 입을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된다(9, 10쪽).


미국에서 의식이 없는 여성을 성폭행한 한 대학교 운동선수에게 검찰이 6년을 구형했지만 판사는 투옥 기간이 너무 길면 가해자에게 ‘가혹한 피해’가 돌아갈 수 있다는 점을 참작해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그리고 그는 형량을 절반만 채운 뒤 풀려났다. 인도에서 한 여성이 집단 성폭행을 당해 목숨을 잃은 사건이 벌어졌는데, 강간범 중 한 명이 나중에 이런 진술을 했다. “몸가짐이 바른 여자아이라면 밤 9시에 돌아다니지 않았을 것이다. 여자아이가 남자아이들보다 강간에 대한 책임이 훨씬 더 크다.” 가정 폭력으로 여성이 40분에 한 명씩 살해당하는 것으로 집계되는 러시아에서는 입법자들이 가정 폭력을 줄일 방법을 찾고 있는데, 그 방법이란 ‘보통의’ 폭력과 구타로 코가 부러지는 피해를 입은 형사 사건을 구별하는 것이다. 나이지리아 북부에서 테러리스트들에게 납치당한 여학생 276명 중 대다수의 행방이 여전히 알려지지 않았다. 탈출에 성공한 일부 학생은 집단 강간과 노역에 시달렸다고 진술했는데, 이들은 마을로 돌아온 뒤 사회에서 외면당하는 신세가 됐다(12쪽).


2015년 마지막 날, 대성당이 있는 독일 쾰른 거리에서 최대 1천 명의 여성이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13쪽).  


남성들이 여성들이 처한 상황에 대한 본능적인 이해가 부족한 것과 마찬가지로, 대체로 편안한 삶을 살았던 여성들은 여러 측면에서 억압받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곧바로 이해하기 힘들 수도 있다(71쪽).


(힐러리) 클린턴은 50피트 우먼의 돌격을 지시할 만반의 태세를 갖춘 지도자 같아 보였지만, 역사는 잘 알려진 전례를 되풀이했다. 여성들은 성큼성큼 잘 걸어 나가는 듯하다가도 결국 물러나고 만다. 이런 상황을 통해서 우리는 단지 성평등을 확대하기 위해서뿐 아니라 여성의 권리와 보호책을 지키기 위해서도 싸워야 한다는, 가장 시급하고 확실한 교훈을 얻을 수 있다(93, 94쪽).


1958년까지 서독의 남편들은 부인이 집안일을 게을리할 경우, 부인이 일하는 직장에 연락해서 부인을 해고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었다(119쪽).


성의 문제는 대개 사회 문화적인 요인에 의해 형성되며, 그런 요인들은 바뀔 수 있다는 생각이 페미니스트적 사고의 출발점이다. 우리는 모든 여성을 억압과 지배에서뿐 아니라 제한적인 사회적 조건에서 해방시키는 것이 가능하다고 믿고 싶다(143쪽).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성별을 편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시스젠더(cisgender)’라고 불린다. 참고로 시스(cis)는 ‘이쪽의’라는 뜻의 라틴어 접두어이며, 그 반대는 ‘저쪽의’라는 뜻의 접두어 ‘트랜스(trans)’다(162쪽).······중략······여기서 Q는 이분법적인 성의 구분에서 벗어났다는 뜻의 퀴어(queer) 또는 질문하다(questioning)를 뜻한다(163쪽).


“저(켓/밀로)는 누군가가 스스로를 퀴어로 규정했다면 그 사람의 말을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164쪽).”


영국 의회는 1967년 낙태를 합법화했지만, 그 법규는 아직 북아일랜드까지 확대되지 못하고 있다(171쪽).


남자들은 무언가의 책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것이 옳은 일이기 때문에 성평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성 정체성 범주의 어느 위치에 해당하든 상관없이 모든 사람이 평등한 이퀄리아를 실현하기 위한 운동에 남자들도 함께해야 한다. 동조하고 격려하는 것만으로는 불충분하다(181쪽).


모든 남자는 여자를 함부로 대해도 된다는 메시지를 명백하게 혹은 함축적으로 제시하는 사회에서 살고 있다(186쪽).


지금은 자위행위라는 뜻으로 주로 통용되는 오나니즘(Onanism)이란 용어는 본래 질외 사정을 뜻하는 말이었다. 이 단어의 어원인 오난(Onan)은 창세기에 나오는 인물로, 형수와 성교를 하던 중 형에게 자손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정액을 바닥에 흘려 버렸다고 한다(207쪽).


마거릿 생어는 1916년 브루클린에서 최초로 산아제한 클리닉을 열었다. 그로부터 30여 년 뒤 그녀가 내분비학자 그레고리 핀커스를 만난 것이 기폭제가 돼 그레그리 핀커스는 피임약 개발을 추진한다. 그 당시 불법 낙태 시술을 받는 미국 여성은 한 해에 100만 명에 달했으며, 그중 1천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이 마법의 신약은 1960년 미국 식품의약국 승인을 받고, 5년이 거의 다 되어 갈 즈음에는 매일 아침 식사 후 흔쾌히 피임약을 복용하는 여성이 650만 명에 이르렀다(209쪽).


1973년 텍사스에 사는 제인 조라는 미혼 임산부에게 대법원이 미국 연방헌법 수정 제14조를 적용해 임신 중절을 허용한 대법원의 판례(210쪽).


2015년 2월 인디애나주 법원은 퍼비 파텔이라는 여성에게 징역 30년, 집행유예 10년을 선고했다. 검찰이 주장한 혐의는 그녀가 인터넷으로 구입한 약을 복용해서 낙태를 행했다는 것이었다(211쪽).


영국에서는 1975년에 성차별금지법과 고용보호법이 통과됐다. 이로써 임신에 따른 해고를 방지하고 유급 육아휴직을 보장하는 등 직장에서의 새로운 권리가 자리 잡았다. 1970년에는 동일임금법이 제정되면서 동일한 업무를 하는 여성들이 남성 동료와 똑같은 급여를 받아야 한다는 원칙이 이미 확실히 규정됐다(216쪽).


2003년에는 영국의 아빠들도 육아휴직을 쓸 수 있게 됐다. 그리고 2015년에 새로운 법규가 마련되면서 부모가 유급 휴가를 나눠 쓸 수 있는 길이 마련됐다. 참고로 스웨덴은 1974년부터 그런 정책을 시행했다(217쪽).


포르노물을 만드는 데 투입되는 금융 거래는 거의 항상 동일한 패턴을 따른다. 남자가 돈을 주고 여자의 동의를 얻는다. 그 여자는 그렇지 않았다면 섹스를 하는 데 동의하지 않았을 것이다(242쪽).


매춘과 포르노물의 문제는 거의 동일해서, 둘 다 여성을 착취하고, 학대하고, 여성을 돈을 주고 살 수 있는 신체 부위의 집합으로 보는 비인간화를 고착화한다(243쪽).


남자들의 노력이 가장 많이 필요한 부분은 자기 자신과 자기가 살고 있는 문화를 되돌아보는 일이다(255쪽).


1913년 영국 에멀라인 팽크허스트. “여성들은 일단 옳은 일을 하고 있다는 확신이 들고, 저항의 깃발을 들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있으면, 어떤 어려움이 생기고 어떤 위험이 닥치더라도, 저항이 계속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나는 노예가 되기보다는 반항자(rebel)가 되겠다(305쪽).”


뉴질랜드는 1893년, 호주는 1902년, 라트비아는 1918년, 프랑스는 1944년, 이탈리아는 1945년, 일본은 1946년, 통가는 1960년, 스위스는 1971년, 서사모아는 1990년에 각각 여성들이 투표권을 얻었다(313쪽).


그들은 뛰어난 인재가 가장 절실히 필요할 때 오히려 떠나보내고 있다(341쪽).


작은 문제들은 그냥 못 본 척하고 싶은 유혹도 들지만, 그렇게 되면 차별이 지속된다. 그래서 나는 여성들, 그리고 그들의 남성 동료들에게 이렇게 충고하고 싶다. 위험을 인식하고, 자세한 기록을 남기고, 필요할 경우 스스로나 다른 이들을 위해 맞서 싸울 준비를 하라(346쪽).


이라크와 시리아 야지디족 여성들은 ISIS에 붙잡히면 성 노예로 팔린다. 잡혔다가 가까스로 탈출한 한 야지디족 여성은 “ISIS 전사가 저한테 편지를 보여 주면서 ‘붙잡힌 여자들은 ISIS 전사 열 명한테 강간당하고 나면 이슬람교도가 된다고 여기 나와 있다’고 말했어요”라고 보고했다(367쪽).


후견인 허가가 없으면 해외 여행을 할 수 없으며, 그 밖에 일자리를 수락하거나, 은행계좌를 만들거나, 법적 처리 과정을 밟을 때도 보통 남자 후견인의 허가가 필요하다. 정부 당국은 운전면허증을 남자들에게만 내준다. 루자인 알 사스롤은 자기가 운전하는 사진을 찍어서 그런 불평등에 항의했다가 결국 체포됐다. 시위자들은 73일 동안 구금됐다가, 풀려나기 전에 특별 테러리스트 법정에 섰다(375쪽).


(1975년) 10월 24일, 아이슬란드 여성들은 하루 동안 직장과 무급 가사 노동을 내팽개쳤다.······중략······집회 군중은 레이캬비크로 몰려들어 외이스튀르뵈들뤼르 광장에 집결했다.······중략······아이슬란드 여성의 90퍼센트가 이날 파업에 참여했다. 참여한 여성들은 그런 규모의 일이 가능했다는 데 경탄하면서 고개를 흔들었다(45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