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와 런던의 밑바닥 생활
조지 오웰 지음. 신창용 옮김. 삼우반 펴냄. 2003년 11월 28일 초판 1쇄. 2012년 4월 18일 2판 3쇄.
호텔이 계속 돌아가는 이유는 종업원들이 아무리 고약하고 우스꽝스러운 일이라도 자신의 일에 진정한 자부심을 갖는다는 사실에 있다. 한 사람이 게으르면 나머지 사람들이 곧 그 사람을 알아내고 공모하여 그를 해고시킨다. 요리사와 웨이터와 접시닦이는 크게 다른 관점을 가지고 있지만, 자신의 능률에 자부심을 갖는 점에서는 모두 비슷하다(99쪽).
(부랑인 보조) “시체 태우는 것을 본 적이 있나? 나는 인도에서 봤어. 늙은이를 장작불에 올려놓았는데 다음 순간 나는 소스라치게 놀랐어. 그 늙은이가 발길질을 시작했거든. 열기 때문에 근육이 수축했을 뿐이었지만 그래도 난 섬뜩했어. 그리고는 뜨거운 석탄 위에 올려놓은 연어처럼 잠시 꿈틀거리더니 배가 부풀어 올라 50야드 떨어진 곳에서도 들릴 정도로 뻥 소리를 내면서 터졌어. 그래서 나는 화장에는 반대하게 되었어(219쪽).”
걸인은 대부분의 현대인들과는 달리 명예를 팔지 않는다. 다만 그는 부자가 되는 것이 불가능한 직업을 선택하는 실수를 한 것뿐이다(229쪽).
패디와 같이 노는 시간을 채울 방법이 없는 사람은 실직을 하면 줄에 매인 개처럼 불행하다. 그런 이유에서 “몰락한” 사람이 세상에서 가장 동정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얼토당토않은 이야기이다. 정말로 동정을 받아야 할 것은 처음부터 밑바닥에 있었던 사람이 멍하고 무취미한 정신 상태로 가난을 맞이하는 경우이다(240쪽).
수입이 어느 수준 아래로 떨어진 사람에게는 당연하게 설교하고 기도해 줄 권리가 있다는 식으로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다(24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