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3.15. 19:05 ㅡ 소비자 속이는 이동통신사업자
이동통신 소비자 ‘기만’은 자충이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서비스 3사가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간 휴대폰 44종 출고가를 평균 22만5000원씩 높게 책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차액을 소비자 보조금으로 이용해 비싼 휴대폰을 특별히 싸게 파는 것처럼 꾸몄다. 삼성전자·LG전자·팬택 등 휴대폰제조 3사도 같은 기간 휴대폰 209종에 대한 판매 장려금을 평균 23만4000원씩 대리점에 지급했다. 이 돈 역시 소비자를 유인하고 제품 공급가를 부풀리는 데 쓰였다.
휴대폰 출고·공급가를 부풀린 뒤 많이 깎아 주는 듯 행세했다. 이건 기만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살폈더니 국내에서 판매되는 애플 ‘아이폰’에는 제조사 장려금 지급이나 통신사업자 출고가 부풀리기가 없었다. 낯부끄러운 일 아닌가. 이런 형편이니 정부의 ‘휴대폰 가격표시제’ 같은 개선책이 먹혀들 리 없다.
공정위는 통신서비스사업자와 휴대폰 제조업체가 결합한 판매방식만 존재하는 국내 시장 구조가 문제라고 보았다. 소비자가 휴대폰 가격체계를 제대로 알 수 없어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옳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런 현실을 개선하고자 가격표시제를 도입했고, 5월에는 ‘휴대폰 블랙리스트’ 제도까지 시작한다. 모두 기존 휴대폰 판촉 관행을 깨기 위한 조치다. 관련 제도가 그저 요식에 그치지 않으려면 기만적인 보조금 지급행위부터 막아야 할 터다.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은 휴대폰 판매를 촉진해 시장과 산업을 양성하자는 취지다. 이를 소비자를 기만하는 데 쓰면 곤란하다. 특히 서비스 이용계약을 해지하려는 고객에게 위약금을 많이 물릴 방책으로 높은 보조금을 활용하는 것은 상도덕을 어지럽히는 행위다. 자중하길 바란다. 한국에서 하루 이틀 사업하고 말 것도 아니지 않은가. 소비자 ‘기만’은 자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