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빠르기보다 ‘독후’를 정리하는 게 느려 걱정입니다. 조급하다 보니 손가락에 머리마저 굳을 지경입니다. 읽고 난 모든 책의 ‘독후’를 꼭 되새겨야 하는 건 아니겠지만 자꾸 조바심이 납니다. 이리 호들갑스러운 건 사실 게으름을 감추려는 꼼수일 수 있겠네요. 네, 이것저것 생각 많고 느낌 많되 게으른 나머지 정리할 걸 온전히 해내지 못하니 ‘독후’가 난망한 거죠. 더 땀 흘려야 할 텐데 하는 걱정이 또 앞섭니다.
일곱 번째 ‘독후 꾸러미’는 경망스레 앞으로 내달리는 마음을 끌어당겨 새로 다지기 위한 행위였습니다. 다독다독. 흐트러지려는 마음 다잡고, 조바심하지 않으려 끙끙댔습니다. 헌데 ‘독후’를 추스르고 나니 다시 조마조마하더군요. 김상봉 교수께, 여러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께 누가 될까 두렵기도 했고요.
고민 끝에 눈 딱 감기로 했습니다. 당분간. 머리에 산소 좀 넣고 난 뒤 다시 열어 보지 뭐, 했습니다. 하여 못내 송구히 일곱 번째 ‘독후 꾸러미’를 드립니다. 독자께서 기업이 누구의 것이어야 하는지,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이 왜 동아일보로 복직해야 하는지를 곰곰 생각해 보는 데 얼마간의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이치에 맞는 세상을 위한 아주 작은 밀알이 되기를 바라기도 하고요.
2014년 3월. 이은용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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