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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빌라

백수린 지음. 문학동네 펴냄. 2020년 7월 7일 1판 1쇄. 2021년 10월 1일 1판 14쇄.사람은 어째서 이토록 미욱해서 타인과 나 사이에 무언가가 존재하기를 번번이 기대하고 또 기대하는 걸까요(56쪽).-여름의 빌라어떤 상처는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사라지지 않고 잠복해 있다가 작은 자극에도 고무공처럼 튀어올랐다(148쪽).-아직 집에는 가지 않을래요할머니는 그와의 사이에 무언가, 공감이라든지 이해, 생의 가장자리로 떠밀려온 사람들 사이의 연약한 연대나 우정 같은 것이 존재한다고 믿고 있지만, 브뤼니에 씨는 할머니와의 시간에 아무런 의미도 부여하지 않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199쪽, 200쪽).-흑설탕 캔디나는 무엇이든 선택을 할 때면 그 대가로 미래를 지불해야 하는 줄 몰랐던 날들이 이미..

압수수색

김용진, 한상진, 봉지욱 지음. 뉴스타파 펴냄. 2024년 10월 7일 초판 1쇄. 2024년 10월 21일 초판 4쇄. “검찰에 뉴스룸을 열어줄 수는 없다. 끌려나가더라도 최대한 버텨보자”와 “압수수색 범위를 사건과 직접 관련 있는 부분으로 명확하게 제한하고, 이게 협의가 되면 허용하자” 이렇게 두 안을 두고 논의를 거듭했다(83쪽). 현장에 온 한 종편 소속 기자는 나에게 귓속말로 “뉴스타파에서 일하고 싶습니다. 방법이 없을까요”라고 물었다(85쪽). “사인(김만배와 신학림) 간 사적인 대화 내용에 공적인 내용이 있어 (김만배 녹취록을) 보도했다. 사적인 대화여서 대화 내용 일부 편집은 불가피한 일이었고, 그것을 수사기관인 검찰이 문제삼는 것 자체가 웃기는 일이다(210쪽).” 그동안 많은 국민이 언..

풍속의 역사 Ⅰ ━ 풍속과 사회

에두아르트 푹스 지음. 이기웅, 박종만 옮김. 까치 펴냄. 1988년 5월 15일 초판 1쇄. 2010년 6월 15일 2판 6쇄.시대는 언제나 사물의 본질을 드러내려고 했다(22쪽).지아비는 항상 지어미의 순결을 엄격하게 요구하고 지어미의 부정에 대해서는 최대의 범죄라는 낙인을 찍었지만 자신의 성욕에 대해서는 언제나 미온적이고 원시적인 제한만을 두어 의연한 체하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25쪽, 26쪽).사고방식이라는 것은 예외 없이 생산관계를 축으로 하여 발전해가고 그 발전단계의 정도를 그대로 반영한다. 생산관계는 사회적 분업의 발전 정도, 계급구성의 폭, 재산의 분배와 재산상태 등 간단히 말해서 “시대의 경제적인 토대”라는 정의 속에 총괄되는 모든 것이 포함된다(47쪽).1650년 2월 14일 뉘른베르크..

젠더 스터디: 주요 개념과 쟁점

캐서린 R. 스팀슨, 길버트 허트 엮음. 캐럴 스미스-로젠버그 비롯한 여럿 지금. 후마니타스 펴냄. 2024년 4월 8일 1판 1쇄.여성들에게 경제적•사회적 권력이 없는 사회들이 지닌 한 가지 얄궂은 특성은 그런 사회일수록 여성들의 성적 권력을 강조하고, 그 결과 여성들이 남성들을 유혹하는 위험한 본성을 가졌다고 강조한다는 점이다(25쪽).로빈 블랙번이 주장한 것처럼, 헌법으로 노예제를 불법화한 역사상 최초의 국가인 아이티는 ‘혁명의 시대’의 급진적 약속을 이행해 대서양 세계에서 독보적 존재가 되었다(56쪽).자유주의는 여전히 차이를, 그리고 여러 다른 욕구를 지닌 여러 다른 신체들을 경계하며 바라본다(57쪽). 문화와 관련해, 그람시는 우리가 속해 있는 문화를 넘어서고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기 위해서는,..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

리영희 지음. 한길사 펴냄. 2006년 8월 30일 1판 1쇄. 2010년 12월 20일 1판 4쇄.나는 좌•우의 어떤 정치•이데올로기적 권력이건 진실을 은폐•날조•왜곡하려는 흉계에 대항해서 진실을 찾아내고, 그것을 바른 모습대로 세상에 밝혀내는 것을 글 쓰는 목적으로 삼고 일관했다. 광적인 반공•냉전•전쟁 애호•반평화통일 세력이 이 나라를 지배하고 있던 시기에 특히 그러했다(18쪽). 이상의 획기적 평화조치의 실현을 돕기 위해서 해야 할 중요한 일이 한 가지 남아 있다. 남한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핵무기 숭배사상을 타파하는 일이다. 특히 “핵무기와 주한미군 없이는 불안하다”는 미신과 같은 주술에서 벗어나는 일이다. 이데올로기적으로 과장되고 조작된 이 미신의 주술의 사슬을 끊지 않고는 이 민족의 ..

대도시의 사랑법

박상영 지음. 창비 펴냄. 2019년 7월 1일 초판 1쇄. 2022년 3월 25일 초판 28쇄. 대부분의 평범한 부모가 그러하듯, 자식에게는 답답한 상식을 들먹이면서도 뒤로는 신나게 외도를 하거나 종교나 주식, 다단계 같은 것에 미쳐 있는 종류의 사람들이었다(16쪽). 내 목소리가 왜 이렇게 떨리는 걸까 생각하다, 내가 진심으로 화를 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51쪽). 형이 과거에 학생회장이었는지, 뭐 얼마나 대단한 운동을 했는지는 잘 모르지만 지금은 그냥 하루 종일 방구석에 처박혀서 저자 욕이나 하며 맞춤법을 고치는 별 볼 일 없는 남자잖아요(140쪽, 141쪽). 그는 언제나 나를 바꾸고 가르쳐야 할 대상으로 여겼으나, 불행히도 나는 누군가에 의해 쉽게 바뀌는 성격이 아니었다(153쪽).

사피엔스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김영사 펴냄. 2015년 11월 23일 1판 1쇄. 2021년 9월 13일 1판 180쇄. 언론인은 원래 소문을 퍼뜨리는 사람이었고, 언론인들은 누가 사기꾼이고 누가 무임승차자인지를 사회에 알려서 사회를 이들로부터 보호한다(48쪽). 사피엔스의 신체는······중략······사과나무에 기어오르고 가젤을 뛰어서 뒤쫓는 데 적응했지, 바위를 제거하고 물이 든 양동이를 운반하는 데 적합한 몸이 아니었다. 인간의 척추와 무릎, 목과 발바닥의 장심이 대가를 치렀다. 고대 유골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농업으로 이행하면서 디스크 탈출증, 관절염, 탈장 등 수많은 병이 생겨났다(126쪽). 오늘날 사람들이 휴가에 많은 돈을 쓰는 이유는 그들이 낭만주의적 소비지상주의를 진정으로 신봉하기..

여름의 맛

하성란 지음. 문학과지성사 펴냄. 2013년 10월 4일 초판 1쇄. 2022년 10월 4일 초판 7쇄. “뭘 보고 있는 거냐?” 아이가 웃으며 말했다. “저기요. 아저씨가 쓸고 온 거리요. 평화로워요(9쪽).” ㅡ두 여자 이야기 죽음이 손끝도 스칠 수 없을 만큼 젊고 탄력 있는 육체였다(68쪽). ㅡ여름의 맛 미로 같았다. 그 많은 큐비클 어디에선가 불쑥 누군가의 머리가 드러나 여자와 눈이 마주친다면 그게 설사 사람이 아니라 문어라 해도 사랑에 빠질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112쪽). ㅡ오후, 가로지르다 ‘큐브 농장’이라고 불리는 비좁은 칸막이 안에서 일하는 우리가 과연 닭을 동정할 만한 처지에 있긴 한 건가(136쪽). ㅡ오후, 가로지르다 숨이 막혔다. 북쪽 벽에는 검은 곰팡이들이 피어 있었다. 잠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