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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몬드

손원평 지음. 창비 펴냄. 2017년 3월 31일 초판 1쇄. 2021년 11월 22일 초판 144쇄. 엄마는 모든 게 다 나를 위해서라고 했고 다른 말로는 그걸 ‘사랑’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그건 엄마의 마음이 아프지 않도록 하려는 몸부림에 더 가까웠다(40쪽).생각할 시간을 달라는 건 사실 그 시간에 정말로 생각하겠다는 건 아니다. 그저 시간을 달라는 뜻이다(69쪽). ━ 따뜻했냐, 그 품이. ━ 응. 많이(170쪽). 아침이 되자 열은 내렸다. 그 대신 낯선 증상이 찾아왔다. 학교에 가자 누군가의 뒤꼭지가 빛나고 있었다. 도라였다. 얼굴을 돌렸다. 종일 가시가 박힌 것처럼 가슴이 따가웠다(195쪽).그 애는 어디에서건 아름다움을 발견했다(200쪽).삶은 여러 맛을 지닌 채 그저 흘러간다..

경제사상사 1

E. K. 헌트 지음. 김성구, 김양화 옮김. 풀빛 펴냄. 1982년 10월 25일 초판 1쇄. 1994년 9월 12일 초판 13쇄.경쟁적이며 경제적으로 불안정한 세계(거기서 노동자들이 기능하고 있다)는 일반적으로 주관적인 불안, 고독, 소외를 야기시킨다(32쪽). 플란더즈 지방에는 이미 13세기에 자본주의 직물공업이 존재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이 산업이 쇠퇴하기 시작했을 때 이 산업이 야기시킨 빈부격차는 결국 1280년경을 기점으로 시작된 일련의 격렬한 계급투쟁을 초래했으며, 그 결과 이 산업은 거의 완전히 파괴되었다. 14세기에는 플로렌스 지방에서 자본주의적 직물공업이 번창했다. 거기에서도 플란더즈에서와 같이 불리한 사업조건으로 말미암아 극빈노동자계급과 부유한 자본가계급 사이에 긴장이 야기되었다. ..

젊은 예술가의 초상

제임스 조이스 지음. 문학동네 펴냄. 2017년 12월 22일 1판 1쇄. 2023년 2월 28일 1판 3쇄.그녀의 손은 길고 하얗고 가냘프고 차갑고 보드라웠다. 그게 바로 상아 아닐까(57쪽).━아일랜드에는 하느님이 필요 없다고요! 그는 소리쳤다. 아일랜드에는 이제 하느님이 너무 많아요. 이제 하느님은 꺼져버리라지(63쪽)!자기가 그 여자아이를 생각하듯 그 여자아이도 자기를 생각하고 있을지 궁금했다(134쪽).그는 다른 사람들의 것과는 다른 자신만의 지혜를 터득하거나, 아니면 세상의 함정 사이를 배회하며 다른 사람들의 지혜를 몸소 터득해야 할 운명이었다(265쪽).(역자 주) *플랑드르의 예수회 회원이자 신학자. 그는 저서 에서, 모든 기어다니는 것들은 하느님이 직접 창조하신 것이 아니라 자연발생적으로..

소설신론

조남현 지음.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펴냄. 2004년 4월 30일 초판 1쇄. 2022년 2월 28일 초판 11쇄.패관은 왕이 세간의 여론과 풍속을 알아보기 위해 설립한 임시직 사관으로, 보다 구체적이면서도 많은 자료를 수집해서 정식 사관에게 제공하는 역할을 맡았었다. 현실성이 있는 것이든 없는 것이든, 또 가치가 있든 없든 패관이 길에 떠돌아다니는 이야기들을 일단 널리 수집하는 것은 사관이 보다 확실한 근거 아래 한 시대의 역사를 서술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기 위해서였다(6쪽). 산문에서 리얼리즘에의 각성은 봉건주의의 붕괴나 변화에 대한 바람을 뜻하는 것이었다. 이 때 산문을 통해서 리얼리즘의 정신을 구현해 보려 한 주체로서 18세기 서구 부르주아지를 특기할 수 있다. 18세기 서구 부르주아지는 봉건체..

여름의 빌라

백수린 지음. 문학동네 펴냄. 2020년 7월 7일 1판 1쇄. 2021년 10월 1일 1판 14쇄.사람은 어째서 이토록 미욱해서 타인과 나 사이에 무언가가 존재하기를 번번이 기대하고 또 기대하는 걸까요(56쪽).-여름의 빌라어떤 상처는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사라지지 않고 잠복해 있다가 작은 자극에도 고무공처럼 튀어올랐다(148쪽).-아직 집에는 가지 않을래요할머니는 그와의 사이에 무언가, 공감이라든지 이해, 생의 가장자리로 떠밀려온 사람들 사이의 연약한 연대나 우정 같은 것이 존재한다고 믿고 있지만, 브뤼니에 씨는 할머니와의 시간에 아무런 의미도 부여하지 않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199쪽, 200쪽).-흑설탕 캔디나는 무엇이든 선택을 할 때면 그 대가로 미래를 지불해야 하는 줄 몰랐던 날들이 이미..

압수수색

김용진, 한상진, 봉지욱 지음. 뉴스타파 펴냄. 2024년 10월 7일 초판 1쇄. 2024년 10월 21일 초판 4쇄. “검찰에 뉴스룸을 열어줄 수는 없다. 끌려나가더라도 최대한 버텨보자”와 “압수수색 범위를 사건과 직접 관련 있는 부분으로 명확하게 제한하고, 이게 협의가 되면 허용하자” 이렇게 두 안을 두고 논의를 거듭했다(83쪽). 현장에 온 한 종편 소속 기자는 나에게 귓속말로 “뉴스타파에서 일하고 싶습니다. 방법이 없을까요”라고 물었다(85쪽). “사인(김만배와 신학림) 간 사적인 대화 내용에 공적인 내용이 있어 (김만배 녹취록을) 보도했다. 사적인 대화여서 대화 내용 일부 편집은 불가피한 일이었고, 그것을 수사기관인 검찰이 문제삼는 것 자체가 웃기는 일이다(210쪽).” 그동안 많은 국민이 언..

풍속의 역사 Ⅰ ━ 풍속과 사회

에두아르트 푹스 지음. 이기웅, 박종만 옮김. 까치 펴냄. 1988년 5월 15일 초판 1쇄. 2010년 6월 15일 2판 6쇄.시대는 언제나 사물의 본질을 드러내려고 했다(22쪽).지아비는 항상 지어미의 순결을 엄격하게 요구하고 지어미의 부정에 대해서는 최대의 범죄라는 낙인을 찍었지만 자신의 성욕에 대해서는 언제나 미온적이고 원시적인 제한만을 두어 의연한 체하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25쪽, 26쪽).사고방식이라는 것은 예외 없이 생산관계를 축으로 하여 발전해가고 그 발전단계의 정도를 그대로 반영한다. 생산관계는 사회적 분업의 발전 정도, 계급구성의 폭, 재산의 분배와 재산상태 등 간단히 말해서 “시대의 경제적인 토대”라는 정의 속에 총괄되는 모든 것이 포함된다(47쪽).1650년 2월 14일 뉘른베르크..

젠더 스터디: 주요 개념과 쟁점

캐서린 R. 스팀슨, 길버트 허트 엮음. 캐럴 스미스-로젠버그 비롯한 여럿 지금. 후마니타스 펴냄. 2024년 4월 8일 1판 1쇄.여성들에게 경제적•사회적 권력이 없는 사회들이 지닌 한 가지 얄궂은 특성은 그런 사회일수록 여성들의 성적 권력을 강조하고, 그 결과 여성들이 남성들을 유혹하는 위험한 본성을 가졌다고 강조한다는 점이다(25쪽).로빈 블랙번이 주장한 것처럼, 헌법으로 노예제를 불법화한 역사상 최초의 국가인 아이티는 ‘혁명의 시대’의 급진적 약속을 이행해 대서양 세계에서 독보적 존재가 되었다(56쪽).자유주의는 여전히 차이를, 그리고 여러 다른 욕구를 지닌 여러 다른 신체들을 경계하며 바라본다(57쪽). 문화와 관련해, 그람시는 우리가 속해 있는 문화를 넘어서고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기 위해서는,..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

리영희 지음. 한길사 펴냄. 2006년 8월 30일 1판 1쇄. 2010년 12월 20일 1판 4쇄.나는 좌•우의 어떤 정치•이데올로기적 권력이건 진실을 은폐•날조•왜곡하려는 흉계에 대항해서 진실을 찾아내고, 그것을 바른 모습대로 세상에 밝혀내는 것을 글 쓰는 목적으로 삼고 일관했다. 광적인 반공•냉전•전쟁 애호•반평화통일 세력이 이 나라를 지배하고 있던 시기에 특히 그러했다(18쪽). 이상의 획기적 평화조치의 실현을 돕기 위해서 해야 할 중요한 일이 한 가지 남아 있다. 남한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핵무기 숭배사상을 타파하는 일이다. 특히 “핵무기와 주한미군 없이는 불안하다”는 미신과 같은 주술에서 벗어나는 일이다. 이데올로기적으로 과장되고 조작된 이 미신의 주술의 사슬을 끊지 않고는 이 민족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