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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쉴 곳을 찾아서

eunyongyi 2025. 10. 23. 18:53

조지 오웰 지음. 이영아 옮김. 현암사 펴냄. 2023년 2월 10일 초판 1쇄.

신문을 봤지만 새로운 소식은 그리 많지 않았다. 여느 때처럼 스페인과 중국에서는 사람들이 서로를 죽이고 있었고, 기차역 대합실에서 한 여자의 다리가 발견되었으며, 조그 1세의 결혼식이 위기에 처했다(19쪽).

물론 우리 같은 인간들의 근본적인 문제는 우리에게도 잃을 것이 있다고 착각하는 거라고, 나는 속으로 중얼거렸다(23쪽).

두려움! 우리는 그 안에서 헤엄을 친다. 그것은 우리를 구성하는 근본적인 요소다. 실직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들은 전쟁이나 파시즘이나 공산주의 따위를 두려워한다(30쪽).

이런 일이 벌어질까? 알 길이 없다. 어떤 날은 설마 하는 생각이 든다. 어떤 날은 그저 신문들이 우리를 겁주는 것뿐이라고 속으로 중얼거린다. 어떤 날은 그 일이 꼭 벌어지고 말리라는 예감이 든다(49쪽).

과거란 참 신기하다. 늘 우리와 함께 있다. 10년이나 20년 전의 일을 떠올리지 않고 한 시간이라도 보낼 수 있을까(50쪽).

사람들은 전반적으로 더 열심히 일하고, 덜 안락한 생활을 했으며, 더 고통스럽게 죽었다(173쪽).

진정한 죽음이란 뇌가 멈추고 새로운 생각을 받아들일 능력을 잃어버릴 때가 아닌가 싶다(255쪽, 256쪽).

이상한 일이지만, 늦은 밤 지독하게 우울해질 때가 가끔 있다. 그 순간엔 집세나 아이들의 수업료나 내일 해야 할 일 따위보다 유럽의 운명이 더 중요하게 느껴졌다(257쪽).

안 될 이유가 뭐지? 하지 못한 일을 아쉬워하며 평생을 보내는 건 이상하지 않은가(271쪽).

그는 어른이 되지 않은 노인이었다. 건강식에 미쳤거나, 보이스카우트와 관련된 사람이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다(337쪽).

너도밤나무 숲이 있던 곳을 수반이니 석고 요정이니 픽시니 깡통이나 하는 것들로 더럽히는 꼴이라니(342쪽).

숨 쉬러 나왔건만 숨을 쉴 공기가 없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쓰레기통이 성층권까지 닿았다(34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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