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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의 딸

eunyongyi 2025. 9. 29. 15:35

조지 오웰 지음. 현암사 펴냄. 2023년 2월 10일 초판 1쇄.

1871년 어느 준남작의 작은아들로 태어난 신부는 자고로 작은아들은 성직이 제격이라는 케케묵은 이유로 성직자가 되었다(35쪽).

“블리필고든 씨가 오늘 아침엔 참 다정하시네요.” 도러시가 말했다.
“그래요. 도러시 양. 그럴 테지요. 다음 주에 선거가 있거든요. 자기한테 한 표 달라고 간살부리는 겁니다. 선거 다음 날이면 바로 우리 얼굴도 잊어버릴 거면서(58쪽, 59쪽).

“우리 가난한 노동자들은 사는 게 이렇게 힘들다오, 도러시 양(84쪽).”

“개소리!” 밴드는 이것밖에 연주할 수 없었다네.
“개소리! 개소리! 너야말로(146쪽)!”

햇볕 속에서 졸다가 깨어나서는 암소들처럼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았다. 일주일간의 중노동 후에는 암소와 동질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186쪽).

그리고 이상하게도 배가 고플수록, 일자리를 구할 가능성이 희박해질수록 처음의 공포는 차츰 사그라들어 절망적인 냉담함으로 변했다. 괴로웠지만 크게 두렵지는 않았다. 그녀가 빠져들고 있는 밑바닥 세계는 그곳에 가까워질수록 덜 끔찍해 보였다(222쪽).

신부가 노발대발하며 인터뷰를 거절하자 셈프릴 부인의 진술만 신문에 실려 상황이 더욱 심각해졌다(281쪽).

“신앙요. 무슨 말인지 알잖아요! 몇 달 전에 갑자기 내 마음이 송두리째 변한 것 같았어요. 그때까지 믿었던 모든 것, 그야말로 모든 것이 갑자기 무의미하고 어리석게까지 느껴지더군요. 하느님이니, 불멸의 생이니, 천국이니, 지옥이니 하는 그 모든 것. 전부 다 사라져버렸어요. 내가 이성적으로 그런 결론을 도출한 게 아니에요. 그냥 나한테 그런 일이 벌어진 거죠. 어릴 때 어느 날 갑자기 뚜렷한 이유 없이, 세상에 요정 같은 건 없다고 생각하게 되잖아요. 그냥 더는 믿을 수가 없었어요(397쪽, 398쪽).”

말로 표현할 수는 없어도 육체적 고통처럼 생생하게 느껴지는 마음의 아픔(4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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