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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알고리듬의 이해

정용찬 지음. 커뮤니케이션북스 펴냄. 2020년 7월 31일 초판 1쇄. 엥겔지수를 만든 독일의 통계학자 엥겔은 생존 기간 내내 그 사람의 모든 이력이 숫자로 표현되는 현상을 일컬어 “통계는 그 사람이 죽은 후에야 그를 자유롭게 놓아준다. 즉 정확한 사망 연령이 확인되고 사망 원인이 파악된 뒤에야 개인은 통계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표현했다(이언 해킹, 2012). 알고리듬도 이와 다르지 않다(6쪽). 구글은 검색 알고리듬을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지금까지 알려진 사항으로는 긴 글일수록, 해당 페이지가 자주 변경될수록, 페이지 내용이 복사한 것이 아니라 독창적인 것일수록, 저작권이 표기된 것일수록, 페이지에 접속할 수 없는 상황이 적게 발생할수록, 동영상 중에서는 유튜브 동영상이 더 우대받는다(41,..

이진숙은 물러나라

“이, 진, 숙, 은, 물, 러, 나, 라.” 이진숙에겐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자격이 전혀 없다. “큰집에 불려가 조인트 맞고” 언론 노동자에게 해고와 유배 인사를 일삼던 김재철 전 MBC 사장 혀 밑에 있던 자다. 김재철을 위해 언론 노동자 피시에 사찰 프로그램을 심어 들여다보던 자다. 대주주 정수장학회를 찾아가 #공영_방송 MBC를 팔아넘기려던 자다. #이진숙에겐 스스로 물러나야 할 까닭이 넘친다. 세월호 참사 현장 취재와 진실 발제를 모두 짓밟게 용인한 자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을 비웃고 폄훼한 보도를 책임질 자다. 세월호 참사 관련 청와대 대변인 망언을 보도하지 않고 빼게 한 자다. 이진숙에겐 조직 꼭짓점에 있을 만한 도덕마저 없다. #대전MBC 노동자에게 상여금을 주지 않고 미루면서 제 성과급 ..

銀容사說 2024.07.23

미디어와 공간 변화

이희상 지음. 커뮤니케이션북스 펴냄. 2020년 10월 15일 초판 1쇄. “맨체스터 사운드는 런던의 중심에 대항한다는 기호가, 시애틀 사운드는 뉴욕의 중심에 대항한다는 기호가 덧붙어 있다(9쪽).” -신현준, 2012. “광고의 이미지와 언어는 있는 그대로의 삶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의 원리에 따라 ‘있어야 할’ 삶을 나타낸다(27, 28쪽).” -Cronin, 2008. 캠벨은 SUV가 육체의 생명정치와 세계의 지정학을 연결하는 제국의 자동차라고 주장한다(33쪽). 브뤼노 라투르는 기술적 무의식이라는 블랙박스 상황을 “우리는 기술에 완전히 의존하는 한편, 그런 기술 위에서 떠도는 것 같다”라고 말한다(64쪽). 항해 가능한 공간을 의미하는 사이버스페이스는 SF 소설가인 윌리엄 깁슨에 의해 ..

호밀밭의 파수꾼

제이 디 샐린저 지음. 정영목 옮김. 민음사 펴냄. 2001년 5월 30일 1판 1쇄. 2023년 9월 19일 3판 4쇄. 어떤 것들은 있는 그대로 늘 있어야 한다. 그 커다란 유리 상자에 갖다 두고 그냥 내버려 둘 수 있어야 한다(187쪽). 이때 웃기는 거, 그 애를 보는 순간 결혼하고 싶어졌다. 나는 미쳤다(190쪽). 묘지에 있는 건 그 애의 몸과 그런 것뿐이고 영혼은 천국에 있다는 둥 그 모든 헛소리를 잘 알지만 어쨌든 견딜 수가 없었다(234, 235쪽). 그러니까 꼬마들이 어디로 가는지 보지도 않고 마구 달리면 내가 어딘가에서 나가 꼬마를 붙잡는 거야. 그게 내가 온종일 하는 일이야(260쪽).

모바일 게임 스토리텔링

이진 지음. 커뮤니케이션북스 펴냄. 2020년 6월 12일 초판 1쇄. 새로움은 상대적이고 늘 그 대상이 교체되기에 결국 의미 있는 경험이 전제되지 않은 기술적 새로움은 휘발되기 마련이다(5쪽). 시청자는 일상의 공간에서 텔레비전 스크린 안팎을 불연속적인 몰입의 상태로 넘나들 수 있으며, 편성과 같은 방송 시스템은 이런 시청 경험을 토대로 형성된 개념이다. 편성은 시청자의 시청 경험과 상호작용하며 형성된 ‘배분(distribution)’이라는 정적인 개념이 아닌 ‘계획된 흐름(planned flow)’이라는 동적인 개념이다(13쪽). 바흐친은 문화와 삶이 분리되고 있는 현대의 위기 속에서 소설과 구체적인 삶의 결합을 위해 소설의 형식과 내용에 대한 이론의 정립을 시도했다(72쪽).

디지털 경험 저널리즘

강석 지음. 커뮤니케이션북스 펴냄. 2023년 2월 22일 초판 1쇄. 아직 가상현실 뉴스의 품질에는 다양한 시각이 있다. 최적의 상태로 제작할 경우 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으나 기술적인 부분이 그 뉴스의 품질과 가치를 저하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3쪽). 예를 들어, 몰입을 통한 가상현실 뉴스 경험은 감정 상승이나 내가 그 안에 있는 느낌이 현재성에는 도움을 준다. 반면 의외로 집중도, 인지도, 뉴스 안에 있는 정보 기억에서는 방해를 받는 점도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6쪽). 최근의 경향은 맞춤형 뉴스를 보는 독자들이 관심 뉴스 리스트에 부정적인 기사가 많아지면서 뉴스를 기피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23쪽). 저널리스트들의 스타성을 강조하다 보면 저널리즘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기..

뽕나무와 돼지똥

강민구 지음. 해우출판사 펴냄. 2003년 8월 23일 초판 1쇄. 언뜻 봐도 사건 내용은 매우 방대했다. 조사할 인원만 해도 수십 명은 넘을 것이었다. 문제는, 다음 해 3월이면 큰 청으로의 인사 이동이 예정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인사 이동 전에 이 사건 수사를 맡게 된다면, 불과 석 달밖에 남지 않은 인사 이동에서 누락될 가능성도 없지 않았다(10쪽). 캠코더로 찍은 듯 구도나 화질이 떨어지는 화면이었다. 어디서 그런 자료를 입수한 것일까? 정작 담당 검사는 까맣게 모르는 사이 그런 문제 장면이 대대적인 특종으로 전국에 보도되고 있는 것이다(54쪽). 무대 위에서는 십자가를 등에 진 누군가가 기쁨에 겨운 춤을 추고 있었다. 그 춤이 끝나자 아가야 김경순의 설교가 시작됐다. “아가 사랑 가지고 나타나지..

뉴스 스토리텔링

권보연, 신진주 지음. 커뮤니케이션북스 펴냄. 2020년 8월 27일 초판 1쇄. 전통적 언론관은 여전히 우려를 표하지만, 뉴스와 스토리텔링의 결합은 ‘이미 시작된’ 저널리즘의 미래다(xiv). 디지털디자인팀을 이끌었던 이안 아델만은 혁신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 언론사 내부 취재팀과 다른 제작 부서 간 팀워크 부재와 신뢰 부족을 꼽았다. 오랜 권위를 지녔던 직군이 이를 내려놓는 것은 어렵지만, 지속 가능한 변화를 위해 꼭 필요한 과업인 것은 분명하다(xix). 뉴스와 저널리즘의 이상은 무감하고 일차원적인 정보 전달에 있지 않다. 공중을 향해 숨겨진 진실을 밝혀 널리 알리며, 사건의 의미와 통찰을 공동체가 지향하는 바른 가치관에 근거해 오래도록, 많은 이들에게 유효한 메시지로 전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런 관..

구의 증명

최진영 지음. 은행나무 펴냄. 2015. 이모는 이렇게 대답했다. 무언가를 알기 위해서 대답이나 설명보다 시간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고(23쪽). 너는 앞으로 어떻게 살 거냐고 물었다. 나는 그 질문에 대한 답조차 참고 살았다. 그 질문이 불러오는 온갖 감정을 참고 살았다(94쪽). 참기 싫다고. 참는 게, 싫어졌다고. 나한테 묻지 말라고. 내가 뭘 알겠느냐고. 난 정말 열심히 살고 있다고. 근데 여긴 열심히 사는 게 정답이 아닌 세상 아니냐고(95쪽). 아직 아무것도 시작하지 않았는데도 실패는 예정되어 있는 것 같고, 할 수 있는 일은 정해져 있는 것 같고, 그래서 이미 진 것 같았다(97쪽). 남녀가 만나는데 타이밍 말고 무슨 이유가 더 있느냐고 누나는 말했다(105쪽). 아무 인사도 없이 입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