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흔들어 주세요
1·독후(讀後)
출마했다. 안철수. 2012년 9월 19일. 말에 오른 그는 단숨에 고삐까지 챘다. 제18대 대통령에 “당선되면” 안랩 주식을 모두 내놓겠다고 공언했다. 매우 강력한 대권 의지를 드러낸 것. 변죽 치고 간만 본다고 비판한 이가 일순간 무색할 지경이었다.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혀야 했다. 그의 당선 가능성을 가늠하는 걸 뒤로 미루고 그가 민주진보 진영 후보 단일화 작업에 힘을 보탤 지부터 읽어야 했기 때문이다. 나는 안철수 전 안랩(AhnLab)이사회 의장이 출마하면 당연히 민주진보 진영 품에 안겨 후보 단일화 경쟁을 시작할 줄로 짐작했는데 보기 좋게 빗나갔다. 이런 난감함이 안철수 의장의 전략적 선택의 결과라면 참 탁월했다. 출마 기자회견 내내 비장한 얼굴을 보인 것도 인상적이었다. 하여 나는 더욱 긴장했다. 정신을 바짝 차려야 했기에 그가 고마울 정도였다.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이라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말처럼 안철수 의장은 온몸을 온전히 검증대에 올렸다. 그를 검증할 칼은 수많은 논객과 정치인이 쥐었다. 칼은 강하게, 때론 은근히 ‘인간 안철수’를 헤집을 것이다. 흥미가 넘쳐흐르겠다. 흥을 더할수록 한국이 나아갈 앞날이 더 명확해지리라.
나는 안철수 검증에 아주 작은 보탬이 되고 싶었다. 의혹을 품기보다 사람에 집중했다. 그를 읽고 난 뒤 솟은 이런저런 느낌(독후)을 간추렸다. 시민이 안철수 의장을 교조적(敎條的)으로 따라선 안 되겠고, 그가 기업인으로 산 삶의 편린 가운데 경계할 게 있으니 주의해야겠다는 것 따위다. 무엇보다 안철수 의장이 우리의 자랑이 될 만한 사람인지, 하여 초·중·고등 교과서에 본받을 인물로 계속 남겨 두어도 좋을지를 살폈다. 궁극적으로 그에게 국정을 맡겨도 좋을지를 가늠할 도구가 되기를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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