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월드 피난

2012.01.31. 08:54 ㅡ 물러난다고 묻힐 일 아니다. 덮일 일도 아니다.

eunyongyi 2020. 6. 28. 14:29

방통위… 중심 잃지 말라

 

방송통신위원회가 바람 앞 등불 같다. 직원 비위가 잇따른 끝에 최시중 위원장까지 사퇴해서다.
그는 제1기 위원회(2008년 3월 26일~2011년 3월 25일)로부터3년 10개월간 방송통신 정책의 꼭짓점이었다. 수장이 물러났으니 방통위가 송두리째 흔들린다. 가뜩이나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진흥에 실패한 책임이 방통위에 몰린 터라 충격이 가중됐다.
최 위원장의 제2기 임기가 2년 2개월이나 남았으되 총선·대선이 있는 해인지라 후임 인선이 녹록지 않다. 청와대에서 후임 지명을 서두른다고는 하나 후보자 지명도와 무게가 벌써 퇴색하기 시작했다. 방통위가 오랫동안 갈피를 잡지 못할 수 있다는 얘기다. 상황에 따라 조직 전체가 죽고 살 갈림길에 설 것이다.
방통위 모든 직원에게 “중심을 잃지 말라”고 주문한다. 당신은 국가 공무원이다. 의연하게 직무를 수행하리라 믿겠다. 당장엔 부위원장 직무 대행 체계에 힘을 실어야 한다. 제4 이동통신사업자 선정, 가상사설망이동통신사업(MVNO) 활성화, 인터넷 본인확인제 폐지, 콘텐츠·소프트웨어 인력 양성 등 해야 할 일이 산적했다. 부위원장을 비롯한 상임위원 네 명과 600여 직원이 방통위 설립 목적을 가슴속에 다시금 각인하길 바란다.
방통위는 왜 설립됐는가. 방송과 통신이 융합하는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였다. 방송 자유와 공익성·공공성을 높이고 방송·통신의 국제경쟁력을 높이려 세웠다. 공공복리 증진에 이바지하는 게 궁극적 목적이었다.
방통위가 흔들리면 방송·통신 이용자의 복지가 위태롭다. 공정한 방송·통신 경쟁 환경과 보편적 서비스 체계도 무너진다. 공공 이익에 부합할 방송통신사업 대책을 마련할 수 없음은 물론이다. 정신 바싹 차릴 때다. 후임 위원장 인선은 빠를수록 좋겠다. ‘독립적 합의제 행정기구’를 충실히 실현할 사람이어야 한다.
최시중 위원장은 정용욱 정책보좌역과 자신에게 쏠린 여러 의혹을 온전히 설명해야 한다. 위원장직을 그만두고 물러난다고 해서 묻힐 일이 아니다. 덮일 일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