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먼지 없는 방… 사람 냄새
■먼지 없는 방: 삼성반도체 공장의 비밀
김성희 지음. 보리 펴냄. 2012년 4월.
■사람 냄새: 삼성에 없는 단 한 가지
김수박 지음. 보리 펴냄. 2012년 4월.
저민다. 마음 깊숙이.<먼지 없는 방>이. <사람 냄새>가. 쑤신다. 뇌리 깊숙이. 황유미, 황민웅, 이숙영, 박지영… 수많은 죽음이. 황상기, 정애정 씨의 통곡이. 아프다. 어찌 돌이켜 봐야 할까. 죄송하다. 어찌 반성해야 할까.
황유미 씨가 백혈병으로 유명을 달리한 2007년 봄. 나는 어쩜 그리 모르고 살았을까. 어쩜 그리 ‘그런가 보다’ 하고 말았을까.
황유미의 아버지 황상기, 황민웅의 아내 정애정 씨가 영등포 근로복지공단을 찾아가 절절히 피 토하듯 ‘산업재해 인정하라’고 외친 2010년 봄. 나는 어쩜 그리 태연히 그 앞을 지나쳤을까. 어쩜 그리 ‘그런가 보다’ 하고 말았을까.
그냥 그렇게 잊힐 줄 알았다. 한데 <먼지 없는 방>이, <사람 냄새>가 마음을 저몄다. 뇌리를 쑤셨다. 죄송하다. 고인께. 미안하다. 남은 그의 가족께. 기자랍시고 살던 나. 부끄러워 몸 둘 곳 모르겠다. 외면했기에. 벗지 못할 짐이다. 먼지 없는 방, 삼성반도체 클린룸에 서 본 이 몇이나 될까. 그 안에 들어간 본 이, 들어가 보지 않은 이… 상관없이, 삼성반도체에서 일하다가 암이 생겨 애석히 돌아간 분 가슴에 품어 본 이 몇이나 될까.
2010년 4월 15일 삼성반도체 ‘먼지 없는 방’으로 가는 버스 안. 침묵. 그리 잠잠히 앉아 있던 이, 기자들 사이로 선 삼성 직원을 향해 정애정 씨가 절규했다. “(삼성이) 최선을 다했다고? 최선을 다했는데, 사람이, 몇십 명이 죽냐고!”
2007년 3월 6일 속초로 돌아가는 황상기 씨의 택시 안. “아이, 더워.” 차창 조금 열고. “아이, 추워.” 차창 닫고. 하고는… 엄마의 오열. 아빠의 오읍. 부모가 “유미야!” 외로이 피맺힌 절규할 때 내 귀는 막혀 있었다. 내 눈은 아주 까맣게 어두웠다.
돌이켜 볼 때 됐습니다. 나. 그리고 당신. 들여다보아야 합니다. 먼지 없는 방. 그리고 그 안 누이. 그 안 동생,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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