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월드 피난

2012.04.03. 08:56 ㅡ 다시, 민주주의를 말한다

eunyongyi 2020. 6. 27. 17:03

[책] 다시, 민주주의를 말한다: 시민을 위한 민주주의 특강

김상봉·김종철·김찬호·도정일·박명림·박원순·오연호·우석훈·정희진·진중권·한홍구·홍성욱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2010년.


국가나 사회조직이 정체, 인간의 몸으로 재현되고 인식되어 온 것은 굉장한 정치적 문제입니다. 사회조직이나 국가가 몸으로 재현되면 전체가 ‘한 덩어리’가 되지요. 우리 모두가 ‘하나’라는 말이거든요.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은데 말이에요. 이렇게 전체를 하나의 생명체로 보게 되면 두 가지 폭력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것은 같은 현상의 다른 모습인데, 하나는 동일성의 폭력이고 또 하나는 위계화의 폭력입니다.
-정희진.<국가에 대한 명예훼손? 이 시대 소수자가 만들어지는 방식>121쪽.


사람이 아무리 힘들어도 미적 아우라 속에 있을 때,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최고이자 최상의 쾌락을 느낄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김상봉.<학벌사회의 용기 있는 낙오자들, 미래를 열다>180쪽.

 

정부의 경제정책, 소통 문제, 교육 문제, 의료정책이 최상위 3~4개 시장 지배자들한테 장악되는 순간 공공성은 사라지고 맙니다. 그러나 그것은 이미 현실이 되어버렸습니다. 이는 공공성의 표상인 국가가 최상위 사적 과두 집단에게 포위되어 있는 거예요. 정부만 섬처럼 민주화되었다가 급격한 역진이 일어난 사실이 이를 잘 보여줍니다. 그런데 정작 심각한 문제는 시민들의 참여가 아니면 이를 바꿀 방법이 없다는 거예요.

-박명림.<민주공화국에서 국가를 다시 생각하다>86쪽.

 

인간의 고통에 대한 감수성이 필요합니다. 어느덧 우리가 그런 감수성을 많이 잃어버렸는데, 이게 심각한 문제입니다. 삶의 고통에 대한 감수성, 인간이 겪는 보편적 고통에 대한 감수성이야말로 진정한 열정의 뿌리입니다.……중략……마음속의 미칠 것 같은 분노 때문에 공부할 때에만 그게 진짜 공부입니다. 그 분노란 개인에 대한 증오가 아니라 인간의 보편적 고통에 대한 감수성에서 나온 것일 때 진짜입니다. 이것은 어릴 적부터 자연스럽게 함양되어야 합니다. 이런 감수성은 ‘자기만 아는 사람’한테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거거든요.
-김상봉.<학벌사회의 용기 있는 낙오자들, 미래를 열다>180~181쪽.

 

모든 몰락에는 오만이 선행한다고 속담은 말한다. 강대한 문명은 자기 힘에 대한 과신과 그 과신이 빚어낸 오만 때문에, 그 오만에 취하고 젖어, 무엇이 잘못되고 있는지를 보지 않는다. 보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보지 ‘않는’ 것이다. 문제를 보지 않기로 하는 것은 문제를 보지 못하는 것 이상의 중병이다.
-도정일.<여는 글>12~13쪽.

 

미디어는 현실을 매개할 뿐, 현실 그 자체가 아닙니다.
-오연호.<시민 참여 저널리즘, 주류 미디어에 도전하다>238쪽.

 

모든 종류의 불합리와 불편함과 불의가 질문하지 않는 데서부터 시작되거든요. “어, 그거 이상한데요?” 하고 한 사람이라도 되물었다면 그렇게 일사천리로 가지 않았을 문제가 얼마나 많습니까.
-김상봉.<학벌사회의 용기 있는 낙오자들, 미래를 열다>173쪽.

 

전문 과학자들조차 어떤 경우에는 과학정책에 참여할 방법이 없다는 불만을 굉장히 많이 토로합니다. 도대체 우리나라 과학정책은 어디서 누가 만드는지, 어떻게 기안이 되고, 어떻게 심의가 돼서 나온 건지, 왜 이런 식으로 가는지 모르겠다는 거죠.
-홍성욱.<과학기술의 민주적 재구성을 위하여>29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