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월드 피난

2011.12.09. 08:54 ㅡ 팬택

eunyongyi 2020. 6. 28. 15:19

팬택 워크아웃 졸업… 박병엽 흉중은 무엇일까

 

팬택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이 4년 8개월 만에 끝날 모양이다. 채권단이 팬택의 채무 4500억 원 가운데 2138억 원 상당 채권을 공동 융자(신디케이트론)로 바꿔 워크아웃 졸업을 허용하기로 뜻을 모았다. 간단한 절차만 남아 이달 안에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가운 소식이다. 두 번째 출발일 만큼 큰 변화다. 회사 경영을 정상화하게 돼 기쁨을 감출 수 없고, 더욱 노력해 국제적인 기업으로 크겠다는 임직원 다짐도 나왔다. 한마디로 팬택에 경사가 났다.
박병엽 팬택 부회장은 기쁨을 함께하지 못했다. 엊그제 갑작스레 팬택을 “떠나겠다”고 했다. 그는 곧 팬택이었기에 그 말을 반신반의하는 이가 많았다. 채권단도 박 부회장이 팬택을 계속 맡아주기를 바랐다. 하지만 그가 “몸도 마음도 모두 지쳤다”니 안타깝다. 워크아웃에 돌입하기 전부터 5년 6개월여 동안이나 “사람이 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할 정도로 체력이 바닥났단다. 그새 생때같은 직원을 2000명이나 내보내야 했으니 정신적으로도 많이 지쳤을 것이다.
체력과 정신을 소진했다는 그를 놓아줄 때가 된 듯도 한데 아쉬움이 남는다. 텔슨전자·스탠더드텔레콤·와이드텔레콤 등과 함께 1990년대 한국 이동통신단말기 시장의 새 주자로 나섰던 그가 떠나면 모험가도 사라질 것 같아서다. 그가 사업한 방식의 잘잘못을 따지기에 앞서 박병엽 같은 이가 많은 게 통신 산업과 시장에 이롭기 때문이다.
박 부회장이 과연 분신 같은 팬택을 떠날 수 있을까. 1991년 맥슨전자를 박차고 나온 때로부터 정말 “바보같이” 달려왔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그의 흉중이 궁금하다. 정치권은 총선 때마다 박 부회장에게 군침을 흘렸다. 그렇게 소문이 나고는 했다. 그럴 리 없겠지만 만에 하나 그의 새 삶이 정치에 닿는다면…….
그는 팬택을 떠나겠다고 발표한 지난 6일 기자회견에서 “기업가로서 최고가 아닌 사람이 (정치 등) 다른 분야까지 기웃거리는 것은 아니다”며 “왜 모든 사람들이 다 정치 영역에 빨려 들어가는지 모르겠다. 각자 (자기 분야에) 충실하고, 노력하는 것이 나라를 위해 바람직하다”고 말했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