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곱나 일이 곱지 (5) Y와 H
Y와 H는 행정고등고시 동기다. 같은 중앙행정기관에서 일했다. 경쟁했으되 Y가 상대적으로 중요한 보직들을 맡았다. 말하자면 Y는 주류, H는 비주류였다는 게 주변의 평가다.
2000년, 두 사람이 얼굴을 붉혔다. 부이사관 승진 후보로 Y가 1순위에 올랐는데, 막바지에 역전이 된 것. 공무원 사회의 승진 순리(?)로는 매우 드문 사례였다. 더구나 Y에게 큰 하자가 없었기에 주변을 놀라게 했다.
(그때 H를 부이사관으로 끌어올린 이와 H의 흥미로운 관계 변화는 잠시 접어두기로 하고…….)
Y는 격분했다. 자신이 H에 밀릴 이유가 단 하나도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 그는 주변의 만류를 뿌리치고 사표를 냈다. 퇴직한 뒤 정보통신 벤처기업을 떠돌던 Y는 굴지의 통신기업에 합류했다.
Y는 대형 통신기업 중역으로서 다시 어깨를 폈다. 그 사이 H도 큰 권한을 가진 공무원으로 성장했고.
2008년 말, Y의 회사가 뇌물사건으로 홍역을 치렀다. Y에게도 검찰의 조사가 닿을 무렵, S가 Y와 N을 배려(care)한 전화를 몇 통 돌렸던 모양. 이후 Y와 N은 뇌물사건으로부터 벗어나는 듯했다. 그런데 검찰에 Y와 N 관련 제보가 들어갔다. 두 사람은 구속되지는 않았으되 회사를 떠나야 했다.
누가 제보했을지를 두고 설왕설래했다. 꼭 그렇다는 증거가 잡히지는 않았으나 ‘정황상 H가 아닐까’라는 게 Y와 H 주변 사람들의 짐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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