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호]이동전화 번호이동 체험기
기자는 SK텔레콤과 KTF 이동전화서비스 고객으로 각각 7, 8년째다. 특별히 좋아서 오래 썼다기보다는 좀 무던한 까닭이다. 예쁜 휴대폰을 찾는다거나 재미있는 기능을 잘 쓰지 않는 것을 보면 확실히 무던하다.
그런데 지난해 12월 29일 둘 가운데 하나를 과감하게(?) 바꿨다. 서울 영등포역 앞 지하상가에서 LG텔레콤으로 '번호이동'을 한 것. 옛 전화번호를 그대로 옮긴다는 점, 따로 휴대폰을 사지 않는 '공짜폰'이 가능했다는 점이 매력이었다. 물론 번호이동을 하지 않았다면 내지 않았을 가입비 3만원이 있었으니 '100% 공짜'는 아니었다.
번호이동을 한 지 2개월 18일이 지났다. 과연 7~8년 고객으로 대우받는 게 좋았을까, 아니면 번호이동을 한 게 좋았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싸게 바꿀 기회를 잡아보는 게 좋을 수 있다.
기자는 무엇보다 항공 마일리지 혜택에 웃었다. 최근 360마일을 받았다. 휴대폰 쓰면서 마일리지까지! 또 일정 구역에서 휴대폰을 시내전화요금으로 쓰는 '기분존' 서비스에 흐뭇했다.
참아야 할 것도 있었다. 우선 반경 약 20~30미터에 형성되는 '기분존' 안에서 통화하다가 밖으로 걸어나갈 때 전화가 끊길 수도 있어 조심(?)해야 한다. 하여 통화하며 '기분존'을 벗어날 때 살금살금 조심스럽다. 전화가 끊기면 한 번 더 발신해야 하니까. LG텔레콤에 끊기는 이유를 물었더니 "휴대폰(단말기) 불량일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그렇다니 믿어야겠지만 속 시원하지는 않다. '기분존' 밖에서도 통화하다가 끊기는 일이 예전보다 정성적으로 확실히 빈번하기 때문이다.
또 '기분존' 서비스로 모든 통화를 싸게 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요금고지서를 받아들고 놀라지 않으려면 '이용약관'을 잘 살펴봐야 할 것이다. LG텔레콤 관계자도 친절(?)하게 "휴대폰에는 걸지 마세요"라고 말했다. 그리고 문자메시지 등을 사용한 것은 항공 마일리지 혜택을 받을 수 없고, 모두 1000원당 17마일을 주는 것도 아니다. 역시 약관을 잘 읽어보고 서비스를 선택해야 한다.
기자는 매우 만족(?)한다. 조금 참아(!) 주는 여유가 있어서다.
-전자신문 07년 3월 16일자 30면 '프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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