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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민담

eunyongyi 2021. 3. 13. 19:45

이석범 지음. 살림 펴냄. 2016년 4월 30일 초판 1쇄.

 

 그날부터 김복수의 가슴은 춘향에 대한 그리움으로 타들어 갔다. 사랑하는 아내와 자식들은 안남 땅에, 처남은 유구국에, 그리고 자기는 고향 제주도에 서로 뿔뿔이 흩어지게 됐고, 다시 만날 수 있는 날은 기약할 수 없었다(16쪽).

-오돌또기

 

 “시집오기 바로 전에 뒷집 사는 할머니를 찾아갔었어요. 어떻게 하면 시집살이를 잘할 수 있을까 물어보러 갔던 거예요. 그때 할머니가 말씀해 주시더군요. 누가 뭐라 해도 귀막아 3년, 말 못해 3년, 눈 어두워 3년······ 그렇게 지내면 시집살이를 잘할 수 있는 거라고요(33쪽).”

-말 못하는 아내

 

 “일()석이냐, 이()석이냐, 삼()거리 지나, 사()거리에서 만났구나! 오()행 육()갑 짚어 보니, 칠()서를 매었구나. 팔()자도 허막하다. 구()부려라, 십()이나 하게.”······중략······“일()거리, 이() 중놈아! 삼()거리고, 사()거리고, 오()만한 말 하지 말라. 육()환장 짚고서, 칠()보관 높이 쓴 놈이, 팔()자에도 없이, 구(九)하는 게 늬 에미 십(十)이냐(64, 65쪽)?”

-정승댁 외동딸

 

녹핀영감은 돌하르방과도 닮은 노인이었다. 나무꾼은 그 노인이 몹시 추우리라고 생각했다.

 “영감님, 어째서 이렇게 추운 데 서 계십니까? 좀 더 따뜻한 곳으로 옮겨 서시지 않고.”

 “나는 바람 부는 곳밖에는 서 있지 못하는 사람이오(105쪽).”

-녹핀영감

 

 ‘노루 때린 막대 3년 우려먹는다’는 말이 있다(130쪽).

-노루 때린 막대

 

 그 후 제주도에서는 손톱, 발톱을 깎으면 쥐가 먹을 수 없도록 그것을 오줌항아리에 놓게 되었다 한다(171쪽).

-쥐가 사람 된 이야기

 

 모관(목안)은 지금의 제주시를 일컫는 말이다(177쪽).

 

 한편 현재 제주도 인구는 65만 정도인데, 한 해 유입자가 1만 명 이상이고 관광객은 1000만 명을 웃돌고 있다. 바야흐로 ‘제주 홀릭’의 시대, 땅값은 치솟고 아파트 거래가격은 폭발적으로 상승 중이다. 그러나 땅값 아파트값 상승이라는 물질적 풍요(?)는 역설적으로 그 안의 정신을 핍박하는 결과로 나타날 수도 있지 않을까(2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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