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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근조근 제주신화 1

eunyongyi 2021. 3. 20. 17:27

여연 지음. 지노 펴냄. 2018년 10월 22일 초판 1쇄.

 

아기가 탄생했다. 앞이마에 해님, 뒤이마엔 달님, 양 어깨엔 샛별이 오송송 박힌 어여쁜 아기씨였다(59쪽).

 

 “시절이 좋구나. 우리 아기 이름을 ‘저 산 줄기 뻗고 이 산 줄기 뻗어 왕대월산 금하늘 노가단풍 자주명왕’이랜 허는 것이 어떻소(60쪽)?”

 

이렇게 자주명왕 아기씨가 땋은 머리 건지를 올린 연유로 대정에 가면 지금도 건지오름이 있는 것이다.

 아기씨와 느진덕정하님이 건지오름을 지나고 대정고을에 들어서니 조심다리가 나타났다.

 “상전님아 상전님아, 조심 조심해영 조심다리 지나옵서.”

 그때에 내온 법으로 대정고을에는 지금도 조심다리가 있게 됐다(75쪽).

 

 다리들을 모두 건너자 비로소 ‘건지오름’이 나타났다. ‘건지’는 ‘땋은 머리’를 의미하는 말이다. 머리를 땋아 올려서 어른이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곳인 ‘건지오름’은 아이에서 어른이 될 수 있도록 성인식을 올리는 장소이다(102쪽).

 

 옥황상제 천지왕의 셋째 딸 설문대는 몸집이 거구인 데다가 성격도 활달해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여기저기 쏘다니기 좋아했다(117쪽).

 

 다른 아들들도 자신들이 아버지의 육신을 먹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들들은 아버지의 뼈를 부여잡고 슬피 울다가 그대로 굳어져 한라산 영실의 기암괴석이 되고 말았다.

 사람들은 이 기암괴석을 오백장군이라 부르지만 영실에는 사백아흔아홉 개 장군바위가 있고 나머지 하나는 차귀섬에 떨어져 나와 있는 셈이다. 그리고 이들이 바위가 돼 흘린 피눈물들은 땅속 깊이 스며들었다가 봄이 되면 철쭉꽃으로 피어나 온 산을 붉게 물들였다(126쪽).

 

 설문대할망은 내친 김에 제일 깊다는 한라산의 물장오리로 들어갔다. 그런데 물장오리는 밑이 터진 연못이라 설문대할망이 들어가는 순간 그대로 빠져 깊숙이 내려가 버렸다. 그렇게 설문대할망은 영영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129쪽).

 

 굶주림에 지친 제주 사람들이 육지로 도망치는 일이 자꾸 생기자 조선시대에는 출륙금지령을 내리기에 이르렀다. 이 출륙금지령은 무려 200여 년간 유지됐는데, 제주 사람들은 특산품을 임금께 진상하기 위해서 나가는 경우가 아니면 아무도 섬을 벗어나지 못했다(139쪽).

 

 5천 년 전쯤 제주도 동쪽 바닷가에 다시 화산 활동이 일어나면서 성산일출봉이 만들어졌다(144쪽).

 

 가장 가까운 시기인 고려시대에도 화산 폭발이 있었는데 이때 형성된 섬이 비양도이다(145쪽).

 

제주에서는 ‘할망’을 ‘여신’의 의미로 사용한다(168쪽).

 

제주 당신의 어머니 백주또는 생활력이 강하고 주체적으로 삶을 영위했던 제주 여인들을 대표하는 인물이라 할 수 있다(2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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