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방송통신위원회가 2017년 제4차 회의를 열어 CBS의 ‘대구 음악 FM 라디오 방송국 허가심사 기본계획(안)’을 의결했는데요. 상임위원들이 뜻을 모을 때 색다른 말이 나왔습니다. 계획(안) 가운데 사업 허가 ‘심사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라는 토막을 빼자는 것.
이기주 상임위원이었는데요. “‘심사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이 말이 필요한가, 제기하고 싶다. 왠지 기계적인 일관성인 것 같아서”라고 말했습니다. “이 말이 적절하다고 생각하느냐”고 안건 보고자인 김영관 방통위 방송정책국장에게 묻기까지 했죠.
갸우뚱. 아니, 정부 정책에서, 특히 방송 사업을 허가할 지를 두고 자세히 조사해 붙일지 떨어뜨릴지를 정하는 일 — 심사 ― 에서 ‘일관성’이 없어도 됩니까? 음. 되레 반드시 있어야 하는 게 ‘일관성’ 아닐까요.
우리 함께 표준국어대사전 펼쳐 보죠. “일관성, 하나의 방법이나 태도로써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은 성질.” 제 보기엔 정부 정책에 꼭 있어야 할 ― 그대로 계속 지탱할 — 것인 듯합니다. 김영관 방송정책국장도 “저는 심사 일관성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고 말하더군요. 곰곰 곱씹어도 이게 상식인 것 같습니다.
그쯤에서 그리 멈출 줄 알았는데 웬걸, 최성준 위원장이 곁장구를 놓더군요. “심사 일관성 이걸 빼고”라더니 “과거에 했던 것과 같이 한다는 정도만 남겨 놓으면 될 것 같다”고 말입니다. 이게 대체 뭘 어쩌자는 건지, 말이 되는 소리이기나 한지 도무지 알 수가 없네요.
정부 정책에, 특히 방송 사업 심사에 일관성이 있어야 신청하는 이도 ‘아, 이걸 넣고 저건 빼면 되겠구나’ 하고 미리 헤아려 갖출 수 있겠죠. 한데 이기주 상임위원이 그게 “필요하냐”고 말하고, 최성준 위원장은 그걸 “빼고” 하자고 맞장구를 치니… ‘두 사람이 대체 뭘 하자는 건지’ 물음표가 솟았습니다.
■銀容사說 ☞ 방통위가 벌이는 방송 사업 허가 심사가 ‘하나의 방법이나 태도로써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기’를. 그때그때 이런저런 입김에 휘둘려 심사 ‘일관성’을 흔들지 않기를 바라 마지않습니다. 그래야 나쁜 이해관계나 권력 입맛에 맞는 방송사업자만 골라 뽑으려는 꼼수가 꿈틀댈 때 치우지 못할 걸림돌로 ‘일관성’이 솟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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