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우 시청자미디어재단 이사장은 고소(告訴)로 뭘 노렸을까

25일 오후 시청자미디어재단 이사회가 프레스센터에서 ‘이석우 이사장 징계를 위한 제3차 특별이사회’를 열었습니다. 재단 안 관계자 여럿을 불러 이 이사장 비위가 틀림없이 그러했는지를 알아봤다는군요. 지난 20일 제2차 특별이사회에선 이석우 이사장을 불러 ‘왜 그랬는지’를 들었다고 합니다.

이사장을 해임할 지를 두고 벌이는 특별이사회이니 그 절차를 무겁게 다뤄야 한다는 걸 이해 못 할 바는 아니죠. 한데 ‘참 굼뜨다’는 느낌이 솟는 건 어쩔 수 없네요. 모레(27일)부터 30일까지 설 연휴니 아무래도 1월 안에 끝맺기 어려울 걸로 보입니다. 음. 답답하지만 더 기다려야 한다는 얘기죠.

징계 절차가 시간을 마구 삼키고 있기 때문일까요. 이석우 이사장의 한 심복이 얼마간 여유(?)를 찾은 성싶습니다. 며칠 전 그가 재단 사람들에게 이사회가 이사장 해임에 뜻을 모으면 “우리는 소송 걸 거다. 그러면 1년은 걸린다. 그렇게 이사장이 임기를 채우게 될 거”라고 말했다는군요. 이거, 재단 이사회와 방송통신위원회더러 잘 새겨들으라는 소리겠죠?! 으르고 협박하는 걸로도 들립니다. 소송 일으킬 그 ‘우리’가 누구누구인지 콕콕 짚기 어려우나 이석우 이사장은 당연히 딸려 있겠죠. 징계 특별위원회에서 해임된 이사장이 소송으로 1년쯤 더 버틴다?! 그리할 수 있거나 될 수 있을까요. 갸우뚱.

어쨌든 이석우 이사장은 소송을 쉬 일으키는 듯합니다. 제 기사를 두고도 명예 훼손이라고 주장하며 손해배상과 정정 보도를 바라는 민사소송 2건을 일으켰고, 형사소송 1건을 덧붙였죠. 이 가운데 형사소송을 두고는 검사가 ‘범죄 혐의가 없다’고 공소를 일으키지 않았습니다. 오늘(25일) 검찰의 ‘불기소 사건기록 및 불기소 결정서’를 죽 읽어 보다가 ‘뭐지, 대체 왜 고소했을까’ 하는 생각이 솟아 고개가 갸울어지더군요. 애초 다툴 거리가 아니라는 느낌이 있긴 했지만, 명예 훼손과 정정보도 소송의 바탕이었던 여러 시빗거리를 두고 “객관적인 자료가 있음에 대하여는 고소인(이석우) 측과 피의자(이은용)가 이를 인정”했다?! 이은용이야 당연히 그렇다지만 고소인 쪽도 그걸 인정했다는 얘기잖습니까. 고소인이 ‘객관적인 자료가 있었다’는 걸 인정해야 할 만큼 바탕이 부실한 소송을 왜 벌였을까요. 속내가 몹시 궁금합니다.

▲이석우 이사장의 명예 훼손 고소에 대한 검찰의 ‘불기소 이유서’ 가운데 수사 결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