銀容사說

2017년 2월 9일 미디어오늘 15면 [미디어 현장] 이석우 이사장 살던 곳 뱅뱅… 속살을 봤다

eunyongyi 2017. 2. 9. 19:59


■이석우 이사장 살던 곳 뱅뱅… 속살을 봤다

 

‘이런, 이석우 이사장이잖아. 망했군.’ 2016년 9월 19일 오전 6시 17분 성남시 복정동 이 이사장이 사는 집 앞. 그가 현관에서 불쑥 뛰어나오더니 시청자미디어재단 관용차 운전석에 올라탔다. 가벼운 운동복 차림으로 뛰듯 걸어온 게 이석우 이사장일 줄이야. 관용차 운전원이 오지도 않았을 때인지라 기자는 느긋이 그가 출근하는 모습을 더 잘 볼 수 있을 곳을 찾아 자리를 옮기던 순간이었다. 얼결에 차를 뒤로 빼는 척 얼굴을 돌리긴 했지만 아무래도 이 이사장이 코앞 기자를 알아봤을 성싶었다. 그날 이석우 이사장은 운전원 없이 스스로 차를 몰아 8시 27분쯤 서울 여의도 시청자미디어재단에 도착했다. 두 시간이나 걸릴 거리가 아닌 데다 운동복 차림이었던 걸 헤아리면 출근길에 헬스클럽에라도 들른 것으로 보였다.

기자가 새벽같이 이석우 이사장 집 앞에 찾아간 건 그 무렵 그가 사는 곳이 흐릿했기 때문. 2015년 5월 술에 잔뜩 취해 잠든 그를 위해 대리운전기사에게 성남시 복정동 집 주소를 알려 줬는데 차가 도착한 뒤 그곳은 자기가 사는 곳이 아니라고 하더라는 얘기가 있었다. 그해 가을엔 관용차 운전원이 아침에 아파트에나 있을 법한 “경비실에서 이사장을 기다린다”고 말해 많은 이가 갸웃거렸다는 말도 들렸고. 이 이사장이 사는 성남시 복정동 집은 4층짜리 다가구 주택이고 경비실이 따로 없어서다.

‘주민등록상 주소와 실제 사는 곳이 다를 수 있겠구나.’ 물음표가 솟았다. 어떤 까닭에서든 사는 곳이 뚜렷하지 않다니 탈 없는 낌새는 아닐 듯싶었다. 특히 이석우 이사장이 2015년 6월 19일 법인카드로 42만6000원을 쓴 서울 일원동 호프집 ‘○○쇼’가 계속 마음에 걸렸다.

‘그야말로 동네 호프집인데, 성남시 복정동에서 굳이 6.8㎞나 떨어진 그곳에 간 까닭이 뭘까. 실제로 사는 곳은 서울 일원동이 아닐까.’ 결국 이석우 이사장이 ‘○○쇼’로부터 409미터쯤 떨어진 한 아파트에서 오랫동안 살았던 걸 찾아냈다. 인터넷 여기저기서 파냈다. 이 이사장이 나온 고교 동창회 주소록이 한 인터넷 카페에 떠 있는데 그의 일원동 주소가 고스란했다.

‘이런, 일원동에 살지 않잖아. 망했군.’ 2016년 9월 12일 오전 5시 42분 서울 일원동 이석우 이사장이 살던 아파트 앞. 두 시간 반 넘게 기다렸는데 그를 볼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재단 관용차도 눈에 띄지 않았다. 그 집에 양 아무개 씨가 “2015년 4월부터 전세로 살고 있다”니 허탈해졌고. 이 이사장이 주민등록상 주소를 성남시 복정동에 둔 채 실제로는 서울 일원동에서 살 것으로 어림잡았던 게 허물어졌다.

‘기운 빠지고 정신 멍하다고 시민 알 권리까지 접을 순 없지.’ 다시 더듬었다. 이석우 이사장이 일원동에서 다닌 성당에 가 봤고, 그와 친구였던 사람을 만났으며, 성남시 복정동 건물을 관리하는 사람을 찾아갔다. 이 이사장이 2008년 6월 촛불집회를 두고 했던 말을 들었고, 등기부상 서울 일원동 아파트 주인이 그와 동서 사이라는 걸 알았으며, 성남시 복정동 다가구 주택 방을 여러 개로 쪼갠 듯싶은 걸 찾아냈다. 이석우 이사장 속살을 본 것.

‘속살이 바탕을 비췄을까.’ 이 이사장은 2016년 12월 22일 <뉴스타파>가 보도한 ‘이석우 시청자미디어재단 이사장 10억 원대 부동산 감췄나?’를 두고 사실이 아니라며 새 소송을 일으키겠다고 호언했음에도 아직 소식이 없다. 송사하자니 2002년 12월 24일부터 2010년 9월 10일까지 주민등록상 주소를 어디에 뒀는지를 밝히는 게 짐이 됐을 터. 그때 주민등록법을 어긴 적이 없음을 스스로 내보여야 한다는 얘기다. 2010년 8월 18일부터 2014년 4월 9일까지 삼성전자가 일원동 아파트에 설정한 3억 원대 전세권이 자신과 관계없음도 스스로 입증할 일. 기자는 차분히 기다린 지 오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