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권 지음. 천년의상상 펴냄. 2021년 4월 6일 초판 1쇄. 2022년 6월 7일 초판 2쇄.
‘포겔프라이'는 예속에서 벗어난 존재(새처럼 자유롭게 나는 존재)와 보호받지 못하는 존재(새 먹이로 내던져진 존재) 모두를 의미합니다(40쪽).
상인 부르주아들이 이 빈틈을 파고 들었습니다. 돈의 힘을 이용해 신분을 끌어올렸고 땅을 사들였지요(50쪽).······중략······상인들이 땅을 샀다는 것은 단순히 그들이 봉건귀족이나 영주의 자리를 채웠다는 뜻이 아닙니다. 땅의 의미 자체가 달라지는 거죠. 땅은 상품의 생산수단이 됐고, 무엇보다 사유재산이 됐지요(51쪽).······중략······귀족 역시 상업적 부르주아지의 행태를 보입니다. 경작지에서 상업 작품을 재배하고 양모를 팔기 위해 경작지를 목초지로 바꾼 겁니다(51쪽).
엥겔스는 농민과 평민이 주축이 된 뮌처파의 철학과 강령이 “공산주의에 닿아 있었다"라고 평가했는데요. “현대 공산주의 분파들 가운데 단 하나도 16세기의 ‘뮌처파'보다 더 내용 풍부한 무기고를 갖추고 있지 못했다"라고까지 이들을 추켜올렸습니다(58, 59쪽).
공유지는 소농과 소작인들의 재생산에 필요한 물질적 기반이기도 했지만, “집단적 의사결정과 협업노동을 장려"하는 장이었고, 무엇보다 “농민들이 서로 연대하고 어울릴 수 있는 물질적 토대"였습니다(70쪽).
“사슴들은 갈수록 넓은 놀이터를 얻었지만 인간들은 더욱 좁은 울타리 안으로 내몰렸"습니다(75쪽).
마르크스가 국가폭력을 “소위 시초축적의 본질적 계기"라고 부른 것은 이런 이유입니다. 국가폭력이 없었다면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의 토대 구축은 불가능했을 테니까요(87쪽).
그(칼 폴라니)에 따르면 교역 발달사의 “진정한 출발점은 원격지 교역"입니다(109쪽).
1703년 뉴잉글랜드의 의회는 원주민 머리가죽 한 장에 40파운드스털링의 포상금을 걸었고, 1744년 매사추세츠에서는 특정 종족의 남자는 물론이고 여자와 어린아이의 머리가죽에까지 포상금을 걸었습니다(120쪽).
“영국에서 모든 공공기관은 ‘왕립'이라는 명칭을 갖고 있으나 그들의 채무는 모두 ‘국민의' 채무다(129, 130쪽).”
“권력자는 돈을 쓰고, 백성은 돈을 갚고, 자본가는 돈을 번다(130쪽).”
일단 국채를 팔아서(돈을 빌려서) 지출한 뒤 시차를 두고 조금씩 증세하면 납세자들이 곧바로 알아차리지 못합니다(130쪽).
국가는 전쟁을 벌이고 상업적 패권 경쟁을 벌였으며 식민지를 개척했습니다. 관료제를 비롯해 각종 기구와 제도도 정비했습니다. 이 모든 일에는 돈이 드는데요. 국가는 국채시스템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그런데 국채시스템이란 조세시스템을 통해 채무를 민중들에게 전가하는 것에 다름 아닙니다. 자본가는 국채시스템에서 큰돈을 벌었지만 중간계급은 세금 때문에 몰락했습니다. 거대 자본가가 출현한 동시에 중간계급이 몰락했고 이 때문에 프롤레타리아가 더 많이 발생했다고 할 수 있지요(131, 132쪽).
“한 조각의 근육, 한 가닥의 힘줄, 한 방울의 피라도 남아 있는 한" 결코 노동자를 놓아주지 않던 흡혈귀 말입니다.······중략······"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모든 털구멍에서 피와 오물을 흘리면서 자본이 태어난다(142쪽).”
자본주의는 자기 노동에 기초한 사적 소유 사회가 아니라 “타인 노동의 착취"에 기초한 사적 소유 사회(17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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