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겼다. 탁류에. 묻혔다.
채만식은 새로이. 내게.
<탁류 (하) ㅡ 베스트셀러 한국문학선 21>
채만식 지음(1937년). 소담출판사 펴냄. 1995년 12월 10일 초판 1쇄. 2001년 8월 20일 초판 7쇄.
초봉이는 생각할수록 분했다. 타오르는 분노에 악이 기름을 친다. 치가 떨렸다(106쪽).
그러나 이곳 항구 군산은 그러한 이야기는 잊은 지 오래다. 물화와 돈과 사람과, 이 세 가지가 한데 뭉쳐 생명있게 움직이는 조그마한 거인은 그만한 피비린내나, 뉘집 처녀가 생애를 잡친 것쯤 그리 대사라고 두구두구 잊지 않고서 애달파할 내력이 없던 것이다(119쪽).
둘이는 다같이 정열이 가슴속에서 용솟음쳐 두근거리는 채 눈이 서로 맞는다. 말은 없고, 또 필요치도 않다. 숨소리만 높다(194쪽).
“그렇지만 가난한 사람이 가난한 게 어디 그 사람네 죈가 머······.”
“죄?”
“누가 글쎄 가난허구 싶어서 가난하냔 말이우!”
“그거야 사람마다 제가끔 부자루 살구 싶긴 하겠지······.”
“부자루 사는 건 몰라두 시방 가난한 사람네가 그다지 가난하던 않을 텐데 분배가 공평털 않어서 그렇다우.”
“분배? 분배가 공평털 않다구?······(202쪽).”
<탁류 (상) ㅡ 베스트셀러 한국문학선 20>
채만식 지음(1937년). 소담출판사 펴냄. 1995년 12월 10일 초판 1쇄. 2001년 8월 20일 초판 7쇄.
박제호. “세상이 아직두 어수룩하단 말이야, 어수룩해. 이걸 오천 원에 사는 가모가 있지를 않나, 삼사십 전짜리 약을 맨들어서 광고를 크게 내면 저희가 광고 요금꺼정 약값에다가 껴서 내구 좋다구 사다 먹덜 않나, 그러니 장사해 먹는 이놈이 손복할 지경이지. 생각하면 벼락을 맞을 일이야. 허허허허, 제기랄 것(55쪽).”
금강은 백제가 망하는 날부터 숙명적으로 눈물을 받아 먹으란 팔자던 모양이다(83쪽).
교양이 압제를 주니 동물적으로 솔직하지 못하고 인간답게 교활하다······중략······그리하여 그들은 이미 악취가 나는 것도 그것을 번연히 코로 맡고 있으면서 힐끔 외면을 하고는 하나가 혹시,
“어찌 좀 퀴퀴허우?”
할라치면 하나가 얼른 내달아,
“아냐, 구수한 냄새를 가지구 그러는구료!”
하고 달래고, 그러다가 또 하나가,
“그런데 어쩐지 좀 상한 냄새가 나는 것 같군!”
할라치면 하나가 서슬이 시퍼래서,
“향긋허구먼 그러시우!”
하고 새수빠진 소리를 하는 것을 지천을 하던 것이다(15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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