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남주 지음. 민음사 펴냄. 2016년 10월 14일 1판 1쇄. 2017년 4월 17일 1판 14쇄.
“불편함보다 견디기 힘든 것은 생리통이었다. 언니에게 들어서 각오는 하고 있었지만 둘째 날이면 생리양도 엄청난 데다 가슴과 허리와 아랫배와 골반과 엉덩이와 허벅지까지 부어오른 듯 뻐근하고 당기고 쑤시고 뒤틀렸다(62쪽).”
읽었으되 온전히 느낄 수 없어 답답했다. 거의 온몸이 뒤틀린다니 안쓰러워 마음 아팠고. 어림짐작하던 것보다 더 무거운 게 틀림없는 듯. ‘82년생 김지영’이 내게 건낸 가장 큰 화두(話頭).
씁쓸한 마음과 생각 닿은 책 속 네 토막.
내 잘못이, 아니다. 세상에는 좋은 남자가 더, 많다. 여자가 그렇게 말해 주지 않았다면 아마도 오랫동안 그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다(69쪽).
“나 원래 첫 손님으로 여자 안 태우는데, 딱 보니까 면접 가는 거 같아서 태워 준 거야(100쪽).”
아버지. “넌 그냥 얌전히 있다 시집이나 가.” 어머니. “당신은 지금 때가 어느 땐데 그런 고리타분한 소릴 하고 있어? 지영아, 너 얌전히 있지 마! 나대! 막 나대! 알았지(105쪽)?”
전업주부가 된 후, 김지영 씨는 ‘살림’에 대한 사람들의 태도가 이중적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았다. 때로는 ‘집에서 논다’고 난이도를 후려 깎고, 때로는 ‘사람을 살리는 일’이라고 떠받들면서 좀처럼 비용으로 환산하려 하지 않는다. 값이 매겨지는 순간, 누군가는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겠지(14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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