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메일. 2019년 일월 17일 오전 9시 50분. “이은용 기자님, 안녕하세요. 사계절출판사 인문팀의 이창연입니다.······중략······오늘 연락을 드린 이유는, 기자님과 함께 책을 만들어 보고 싶어서입니다. <침묵의 카르텔>이라는 제목의 책이에요. 권력을 갖기 위해, 권력에 억눌려, 등등의 이유로 침묵하는 사회에 대한 내용을 담고 싶습니다. 기자님의 전작과 활동을 바탕으로 생각하게 됐어요. 아직 구체적인 구성까지는 고민하지 못했지만, 기자님의 생각은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회신 주시기를 기다리며, 글을 줄입니다. 감사합니다. 이창연 올림.” 이은용 답신. 같은 날 10시 10분. “생각해 두신 거나 얼개 같은 게 좀 더 있을까요.” 이창연 메일. 10시 27분. “죄송합니다. 딱 주제와 제목, 그리고 기자님까지만 생각했어요. 단초는 최근 체육계 성폭력이었습니다. 저도 구성을 더 궁리한 후에 월요일에 다시 메일드리겠습니다.” 주제와 제목 툭 던지고 이은용까지만 생각했다니. 거참··· ‘기쁘게’ 무례한 메일. 이창연 덕에 내 취재수첩에 새 빛 깃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