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銀容사說] 오명은 전자신문의 무엇인가
“구원모 사장의 얼굴마담이다.”
갸우뚱. 오명 씨가 구원모 전자신문 사장이 내세운 얼굴마담이라니. 고개가 절로 갸울어졌다.
오명 전 부총리 겸 제6대 과학기술부 장관이 지금 전자신문에 고문으로 있다. 전자신문을 잘 아는 몇몇은 그를 구원모 사장의 얼굴마담으로 보았다. 얼굴마담. 구 사장이 가진 전자신문 주식 가치를 실제보다 높게 보이려 할 때 쓰일 미끼 같은 거.
갸우뚱. 정말 그럴까. 장차관을 여러 차례 한 것도 모자라 부총리에 대학 총장까지 했던 이가 전자신문에서 그 정도로밖에 쓰이지 않을 리야.
오명은 부총리 겸 제6대 과학기술부 장관(2004년 10월 ~ 2006년 2월)이었고, 아주대학교 총장(2002년 3월 ~ 2003년 12월)에 동아일보 사장과 회장(1996년 6월 ~ 2001년 7월)까지 지냈다. 뿐인가. 제1대 건설교통부 장관(1994년 12월 ~ 1995년 12월)에 대전 엑스포(EXPO) 조직위원장(1989년 11월 ~ 1993년 12월), 제36대 체신부 장관(1987년 7월 ~ 1988년 12월)과 제18대 체신부 차관(1981년 5월 ~ 1987년 7월)까지 한숨에 다 꼽지 못할 만큼 여러 자리를 고루 맡았다. 제17대 건국대 총장(2006년 9월 ~ 2010년 8월), KT 사외 이사(2007년 2월), 웅진에너지 회장(2010년 9월 ~ 2012년 12월), 한국과학기술원 이사장(2010년 9월 ~ ), 동부그룹 제조유통부문 회장(2013년 2월 ~ ) 들까지 여러 숨을 몰아쉬어도 다 채우지 못할 자리에 있었고.
갸우뚱. 그리 아쉬울 게 없을 듯한 사람이 왜 ‘전자신문 고문’이 됐을까. 2015년 4월 1일부터 고문 자리에 앉았다.
왜 그 자리를 받아들였을까. 뭘 할까. 고문이라니 자문에 응하겠지. 고문료만 받을까. 정규직일까. 그렇다면 월급을 받겠지. 혹시 자동차까지 받았을까.
오명 씨는 전자신문과 인연이 있긴 했다. 그가 대통령 과학기술비서관(1980년 10월 ~ 1981년 5월)과 체신부 제18대 차관(1981년 5월 ~ 1987년 7월)일 때 전자신문 창간을 준비하던 김완희 전 전자공업진흥회장을 만나 신문 성격과 목적을 두고 논의했을 개연성이 있다. 그때 김완희 씨가 체신부뿐만 아니라 상공부와 문화공보부를 찾아가 전자신문 창간에 협력해 줄 것을 요청했기 때문. 오명이 김완희와 함께 전자신문 창간을 이끌었다는 얘기도 들렸고 얼마간 그럴듯했다. 그때 체신부에서 일한 몇몇 공무원이 스스로를 전자신문 창간 주역이라 일컫기도 하기 때문. 이은용은 이들의 말을 오명과 김완희를 도와 전자신문 창간에 힘을 보탰다는 정도로 알아들었다.
그런 인연 때문인지 오명 씨는 동생 오아무개 변호사를 통해 전자신문 주식을 사들였고, 이런저런 우호 관계를 더해 1대 주주에 버금갈 지배력을 가졌다는 소문이 지난 10년 이상 들렸다. 2009년엔 전자신문 지분 6.98%를 자기 이름으로 직접 사들였고 동생 지분을 더해 25.82%를 지배했다. 2010년엔 자기 지분을 12.63%로 높여 동생과 함께 지배력을 31.47%로 늘렸다. 2011년에도 자기 지분을 12.88%로 조금 더 올리고 동생 지분을 다른 가족에게 쪼갰으되 20% 이상 지배력을 계속 지켰다.
2009년부터 2011년까지 3년간 오명 씨가 본명으로 전자신문 주식을 사들인 게 이채로웠다. ‘더 이상 공직에 나갈 뜻이 없는 것’으로 읽혔기 때문. 실제로 오명은 2008년 하반기부터 동부와 웅진 그룹 같은 사기업에 머물렀다.
갸우뚱.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오명 씨가 구원모 전자신문 사장의 얼굴마담이라는 분석은 좀 가벼워 보였다. 그가 전자신문 고문 자리에 응한 진짜 이유는 뭘까. 고문료가 예상을 뛰어넘을 만큼 많아서였기는 아니길 이은용은 바랐다. 구원모 사장의 지분 장사에 도움이 되기 위해서도 아니길 바란다.
음. 대체 뭘까. 오명 씨가 전자신문 고문이 된 까닭. 최근 그의 조카가 전자신문 지분을 얼마간 사들였다는 얘기가 들렸다. 그는 지금 전자신문에서 뭘 꾀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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