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9.04. 08:56 ㅡ 한진렌터카

다시 쓰고 싶지 않은 ‘한진렌터카’

 

‘한진렌터카’에서 다시 자동차를 빌리고 싶지 않다는 말씀부터 드립니다. 제 마음이, 나름의 주의보가 급하기 때문이에요. 여러 소비자가 ‘한진렌터카’를 쓰다가 피해를 입지 말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습니다.

2013년 8월. 제주 ‘한진렌터카’에서 ‘뉴프라이드’를 빌려 여러 날 탔습니다. 해치백 유형이었어요. 8월 20일(화) 18시까지 차를 돌려주기로 하고 제법 많은 비용을 (너무 비싸 신용카드 3개월 할부로) 결제했죠.
즐거웠습니다. 여름휴가에 큰맘 먹고 아내, 아이와 함께 건너간 제주였거든요. 헌데 8월 18일(일) 저녁 7시 반쯤 슬픈 기별을 듣습니다. 갑자기 장인께서 유명을 달리하셨다는…….
허둥지둥 장례식장으로 갈 길을 찾아야 했습니다. 비행기, 숙박, 짐, 배, 자동차 등등 어디서 무엇부터 뭘 어찌해야 할지 몰랐어요. 그야말로 경황이 없었죠.
겨우 호흡 가다듬은 뒤 항공편부터 알아봤습니다. 빨리 제주를 벗어나야 했으니까요. 김포-제주 간 왕복 항공권을 산 대한항공에 전화했더니 19일(월) 오후 4시 55분에나, 그것도 김포가 아닌 인천국제공항으로 날아가는 게 있더군요. 곤란했죠. 19일 아침 일찍 제주공항으로 나가 자리가 날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이때 다른 항공사에 전화해 볼 생각을 하지 못할 정도로 정신적 여유가 없었죠.
‘한진렌터카’ 제주점에도 전화했어요. 그날(18일) 밤 8시 반쯤이었던 듯합니다. 받지 않더군요. 모두 퇴근해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었던 듯합니다. 이어 19일(월)에 숙박하려던 곳에 전화해 예약을 취소했죠. 빙부상 같은 뜻밖의 일이라면 해지 수수료 없이 전액을 돌려준다고 하더군요. 처남들과도 통화했습니다. 상심이 큰 아내를 옆에 두고 뭘 어찌할지 몰라 그날 밤 내내 전화기를 붙들었던 거죠. 23시를 조금 넘어 ‘한진렌터카’에 전화를 한 번 더 했습니다만 역시 통화하지 못했어요.
19일(월) 아침 6시 반쯤 절물휴양림을 나서 제주공항으로 갔습니다. 공항을 향해 달리면서 ‘한진렌터카’로 여러 번 전화했지만 통화할 수 없었어요. 사람이 없었던 거죠. 7시쯤 ‘한진렌터카’ 제주공항점에 도착했는데 역시나 사람이 없더군요. 자동차를 돌려줘야 하는데 받을 직원이 없고, 비상 전화 같은 것도 없어 속이 바싹 타들어 갔죠. 제주공항 주차장에 차를 두고 나중에 전화를 해야겠다고 생각하다가 주변 주유소에 물어 보니 ‘한진렌터카’ 직원들이 ‘7시에서 7시 30분 사이’에 출근할 것이라 하더군요. 기다렸죠. 결국 7시 20쯤에야 차를 반납했습니다.
20일(화) 오후 6시(18시)에 돌려주기로 했던 자동차를 19일 아침 7시 20분께 돌려줬으니 34시간쯤 덜 쓴 거죠. 헌데 그 시간 ‘한진렌터카’엔 제가 빌린 자동차를 받아 주신 직원 한 분 외엔 아무도 없어 기존 결제를 취소거나 미리 반납한 것을 헤아려 다시 결제할 수 없었습니다. 저희도 빨리 공항에 나가 김포로 날아갈 자리를 찾아야 했기에 “나중에 전화로 논의하시라”는 ‘한진렌터카’ 직원(차를 회수해 주신 분)의 말을 따랐죠.
저희는 공항에서 대기한 끝에 19일 아침 8시 45분 발 비행기로 겨우겨우 제주에서 김포로 나왔습니다. 장례를 치렀습니다. 20일 아침에 발인했죠. 경황없이 흐른 3일이었어요. 정신을 가다듬기 힘겨웠습니다.
21일. 숨 좀 고른 저는 ‘한진렌터카’ 제주점으로 전화했습니다. 음. 돌아온 답은 “처음 계약할 때 ‘차량을 미리 반납할 경우에는 반납하기 24시간 전에 알려야 한다’는 조건을 말씀드렸는데, 이를 충족하지 못해 돌려드릴 게(잔액) 없다”는 것이었죠. 어처구니없더군요.
저는 “18일 저녁 유고가 생겼을 때부터 ‘한진렌터카’로 여러 차례 전화했음에도 통화할 수 없었다. 내게 ‘24시간 전 통보’를 말하려면 ‘24시간 응대 체계’부터 갖춘 뒤 말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졌습니다. 마땅히 그래야 하는 것 아닙니까. 하루 24시간 동안 제대로 응대하지도 못하면서 24시간 전에 이런저런 사정을 알려달라니요. 이건 사리에 맞지 않습니다.
그리 말하니 ‘한진렌터카’ 제주점은 몇 시간 고민한 끝에 제게 전화해 “고객님이 저희 지점에 전화하신 18일 밤 8시 30분을 (24시간 전 통보) 기준으로 삼아 19일 20시 30분부터 애초 차량 반납 시간인 20일 18시까지의 잔액 2만4600원을 돌려드리겠다”고 하더군요. 그리곤 “저희(한진렌터카)가 신용카드사에 결제 취소를 요청할 테니 기존 결제액에서 2만4600원을 뺀 금액을 먼저 한진렌터카 계좌로 이체해 달라”고 했습니다. 해당 금액을 이튿날이 지나기 전에 송금해야 카드 결제 취소를 요청할 수 있다고 덧붙이더군요. 제가 “기존 결제를 취소하고 차액을 뺀 금액을 다시 결제하면 될 것을 그리 불편하게 처리하려는 것도 납득할 수 없다”고 했더니 ‘한진렌터카’에는 그런 체계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고 했습니다.
발칵. 역정이 났지만 참았어요. 이튿날. 저는 2만4600원을 뺀 결제액을 송금하지 않았습니다. 전화도 하지 않았죠.
8월 25일(일) 오후 6시 40분께 제주 ‘한진렌터카’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저에게 부탁(?), 요청(?)한 송금이 이루어지지 않았는데 “기존 카드 결제를 취소하고 차액을 뺀 금액을 다시 결제할 수 있으면 환불을 받으시겠냐”고 묻더군요. 어처구니없었지만, 저는 대답했습니다. “2만4600원, 돌려받고 싶지 않다”고. “2만4600원 때문에 ‘한진렌터카’의 불편함에 관해 말할 수 있는 권리를 없애고 싶지 않다”고.
아…, 이건 정말 아닙니다. ‘한진렌터카’를 선택해 준 손님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태도를 두고 ‘소비자 편익(便益)’을 말할 순 없습니다. 불편을 초래해 제 풀에 꺾이게 하는 소비자 응대 수준을 두고 ‘앞서 가는 당신! 렌터카도 한진렌터카’라는 광고 문구에 걸맞다고 끄덕여 줄 수 없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19일(월) 숙박하기로 예약했던 곳은 숙박비를 100% 되돌려 주더군요. 이렇게 환불하는 사업자도 있는데 ‘한진렌터카’의 행위가 마땅한지요.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이나 이익을 침해할 개연성이 큰 거래 조건(24시간 전 반납 통보와 불편한 환불 체계)을 강요하는 것 아닌지요.
덧붙여 말씀드릴 게 있습니다. 제주 ‘한진렌터카’와 가까운 곳에 있는 렌터카 회사에 전화를 걸어 물었죠. “육칠 일쯤 자동차를 빌려 쓸 건데 애초 차를 반납하기로 한 날보다 20시간쯤 미리 돌려주게 되면 어찌되느냐”고. ‘한진렌터카’의 ‘24시간 전 통보’ 조건을 감안해 차를 미리 돌려주는 시점을 ‘20시간’으로 물었습니다.
“애초 결제하신 것 취소하고, 쓰신 만큼만 다시 결제하시면 됩니다.”
수화기 건너편에서 들려온 대답. ‘쓴 만큼만 결제하면 된다’는!
발칵. ‘한진렌터카’에 역정이 납니다. 소비자를 손님이 아닌 ‘봉’쯤으로 여기는 것 아닐까요.
‘한진렌터카’… 다시 쓰고 싶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