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폐해… 그래도 ‘자각’이 열쇠
‘채선당’과 ‘된장국물녀’가 연일 인터넷을 달궜다. 채선당 사건은 “종업원이 내 배를 걷어찼다”는 임산부의 거짓말이 드러나면서 비난 방향이 격렬하게 요동했다. 종업원을 겨냥했던 인터넷 마녀사냥이 일제히 임산부로 쏠렸다. 된장국물녀 사건에선 좀 다른 상황이 연출됐다. 된장 국물 그릇을 든 여인의 손에 어린이가 뛰어든 폐쇄회로(CC)TV 장면이 확인된 뒤 잘잘못을 따지는 마녀재판으로 변했다. 일방적인 사냥감이었던 여인이 재판정에 선 형국이니 극적이기까지 하다.
14세기 유럽에나 어울릴 마녀재판이 21세기 한반도에 횡행하니 씁쓸하다. 사회적 통념과 통념이 워낙 거세게 충돌하는지라 쉽사리 한쪽에 서기 두려울 지경이다.
통념이라는 게 일반적으로 널리 통하게 마련임에도 맞부딪치는 일이 잦다. 특히 인터넷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일파만파로 번지기 일쑤니 뭔가 수를 내긴 내야겠다고 생각하는 이가 많다. 이쯤에 이르면 진짜 두려운 게 고개를 든다. ‘건전한 정보만 오가는 인터넷을 만들자’는 의지다. 그 진솔한 뜻과 걱정을 모르는 바 아니나 누리꾼을 계몽하려 달려들 개연성이 크다. 자의적 심의부터 앞세울 개연성은 더 크다. 이래선 곤란하다. 이미 현존하는 인터넷 심의체계가 “부당하다”는 원성이 높은 터다. ‘채선당’ 종업원과 임산부 간 주장의 옳고 그름이나 ‘된장국물녀’의 책임을 누군가 쉬 예단할 수 없는 이치와 같다.
SNS가 ‘채선당’과 ‘된장국물녀’ 사건 같은 폐해를 또 일으킬 수 있다. 그렇다고 심의 강화 같은 방편을 쓰면 안 된다. 방편은 되풀이를 낳는다. 공연히 긁어 부스럼을 만들 일도 아니다. 누리꾼이 ‘채선당’ 사태 등을 딛고 스스로 깨닫기를 진득하게 기다려 주는 게 최선이다. 중세 유럽 마녀재판이 사라진 것도 시민 자각의 결과였다.
아예 손을 놓자는 얘기는 아니다. 온 정성과 힘을 기울여 ‘사회적 자각(교육)’을 함께 다그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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