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월드 피난

2011.09.16. 08:37 ㅡ 핵발전 그만

eunyongyi 2020. 6. 28. 15:58

원자력발전소 없이 여름 난 일본에 박수

 

소금값이 1년 전 8월보다 42.9%나 올랐다. 10㎏들이 천일염 한 봉지 도매가격이 1만2000원으로 30년 만에 가장 크게 뛰었다. 소금값이 뛰니 간장·고추장·된장값도 들썩인다. 올 겨울 김장이 ‘금(金)치’가 되면 어쩌나. 넉넉지 못한 서민 가계가 더욱 쪼들리게 됐다.
소금값은 ‘3·11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가파르게 치솟았다. “방사능에 오염된 바닷물로 만든 소금이 나올 수 있다”는 뜬소문이 사재기를 부추긴 탓이다. 지난여름 비가 잦아 천일염 생산량까지 많이 줄었다. 엎치고 덮친 격이라 가격이 더 오르게 생겼다.
한국 염전이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했을 때 일본은 ‘15% 절전 짠물(노력)’을 짜냈다. 원자력발전소(원전) 54기 가운데 41기를 세워둔 채 굵은 땀 흘렸다. 가동률 24%였다. 발전용량 2663억9300만㎾h로 세계 제3 원자력 발전국가인 데다 원전 의존율이 30%에 이르는 나라가 원자로 열에 여덟(76%)을 세웠다. 그야말로 ‘원전 없이’ 여름을 난 셈이다.
전력 부족 현상은 없었다. 가정과 기업이 15%씩 절전한 것만으로 충분했다. 올 여름 전력 사용량이 가장 많았다는 8월 18일 오후 2시에도 전력예비율이 9.6%였다. 10% 안팎이었던 한국의 전력예비율에 버금갔다. 원전 54기를 모두 세워도 문제가 없다는 자신감까지 얻었다고 한다.
일본 시민에게 찬사와 박수를 보낸다. 정부가 ‘15% 절전’을 요청했는데 전력량을 25%, 많게는 30%까지 줄인 기업이 속출했다. 반바지 차림으로 출근해 더위를 견디어 냈다. 견딜 이유는 분명했다. 후쿠시마에 사는 여성 모유에서 ‘방사성 세슘’이 검출되는 등 원전 사고 여파가 심각했다. 간 나오토 옛 총리가 “도쿄에 사람 한 명 살지 않는 정경이 머릿속에 어른거렸고 정말 식은땀이 났다”고 말했을 정도다. 미래가 사라질 위기였던 것이다. 그는 “사고 전에는 원전을 활용해야 하고 일본 기술이라면 괜찮다”고 보았지만 사고를 겪은 뒤 생각을 바꿨다. 원전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야 한다고 느껴 실행했다. 간 나오토, 아니, 일본 시민의 극적인 ‘탈원전’ 선택과 ‘원전 없는 여름’은 세계의 본보기가 될 것이다.
우리도 일본의 올 여름을 깊이 생각하고 연구해야 마땅하다. 땅이 크게 흔들리지 않아 해일이 밀어닥치는 일이 드물다고 안주하고 말게 아니다. ‘더 깨끗하고 더 안전한 발전·이용 체계’를 함께 생각해보자.
발전용량 1400메가와트(㎿)짜리 원전을 만드는 데 대략 2조원에 10년쯤 걸린다. 98㎿짜리 ‘대관령 풍력발전소’ 14개에 맞먹는 규모다. 발전량이 많고, 원전 터가 외진 탓에 송전 설비를 구축·관리하는 비용도 많이 든다. 가까운 곳에 친환경 발전소를 여러 개 짓는 게 좋겠다. 울진 원전에서 생산한 전기를 큰돈 들여 강릉과 서울로 보내는 것보다 대관령 풍력발전소나 서해 조력발전소를 몇 개 더 짓는 게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