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
잊힌다. 잊히게 마련이다. 그러나…, 불현듯 되살아나고는 했다. 감정이나 기억, 기분 따위다. 그것이 사람이면, 그와 맞닥뜨리기라도 했다면 온갖 느낌이 이리저리 엇갈렸다. 서로 부딪치기도 했고.
엊그제 이경자 옛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이 어머니를 여의었다. 고인 떠나보내는 곳은 따뜻했다. 학생·교수·공무원·기업인·기자에 정치하는 사람까지… 한마음이었다. 명복을 빌며 포근한.
그곳 한 모퉁이에 잠시 머문 내 가슴엔 좀 더 여러 가지가 얽혔다. ‘온갖 느낌이 따뜻하게 서렸…다’고 말할 수… 있을까. 뭐라 뚜렷하게 짚기 어렵다.
사람 때문이었다. 사람. 사람마다에 나름으로 얽히는 미묘함. 눈인사로, 때로는 힘센 악수로 ‘솟아오르는 온갖 느낌’을 눙치려 했다.
미묘하기로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단연 으뜸. 최 위원장에 버금갈 미묘한 느낌으로는 정용욱 방통위원장 정책보좌역. 노영규 방통위 기획조정실장은 너무 오랜만이라 특별한 느낌이 서릴 틈이 없었고. 김인규 KBS 사장과는 먼발치로 눈조차 맞대지 않았다.
혹시 애써 태연하거나 아닌 척하는 마음이 내 얼굴에 씌어 있지나 않았을까. 그랬다면 내 성정에 거슬렸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갈고닦은 게 크게 모자라 옹졸한 탓이다. 훗날 언젠가 음, 차분히 이들과 서로 다른 생각을 터놓고 토론할 짬이 날는지.
정말 오래간만이었음에도 한눈에 알아보시고 반갑게 맞아주신…, 맞잡은 손에 마음이 묻어난…, 눈웃음이 너무너무 아름다웠던… 분들께 꾸벅꾸벅. 고맙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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