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 1박2일 하차 소동’에 눈물짓는 방송 제작진
KBS 2TV 주말 오락프로그램 ‘해피선데이: 1박2일’을 그만두겠다는 강호동의 선언에 방송가와 인터넷이 시끌벅적했다. 그가 계속 출연하기를 바라는 인터넷 서명운동까지 일어났다. 불현듯 터진 ‘1박2일 하차 소동’이 입증한 강호동의 힘은 새삼 놀랍다. 케이블TV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다가 ‘1박2일’을 만나는 일이 잦다고는 하나 이 정도일 줄이야. 방송가는 물론이고 거의 모든 시청자가 이해 당사자로 나설 태세다.
강호동 동선이 종합편성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에 닿을 개연성이 크다. “고액 출연료를 받고 종편PP인 jTBC로 옮길 것”이라는 소문이 바람을 탔다. 주말 TV 황금 시간대 시청률 1위를 고수하는 그를 데려가려면 얼마를 줘야 할까. ‘1박2일’ 출연료가 한 회에 1000만원 정도였다니 웬만큼 파격적이지 않고는 엄두가 나지 않을 것이다.
직업선택의 자유를 두고 왈가왈부할 일은 아니나 살펴볼 게 있다. 프로그램 제작 실태다. ‘1박2일’ 한 회 제작비가 대략 7000만~9000만원인데 출연자 6명에게 약 5000만원을 쓴다고 한다. 50% 이상이다. 제작진은 70~80명인데 정규직이 나영석 프로듀서 외 한두 명에 지나지 않는다. 여러 촬영장비와 차량 이용료 등을 감안하면 제작진에 돌아가는 임금은 얼마라고 입에 담기조차 어려운 수준이겠다. 되짚어 보면 인기 출연자에 지나치게 쏠린 프로그램 제작 현실이 적나라하다.
‘1박2일’이 폐지되기라도 하면 70여 비정규직 제작인력은 다른 ‘밑 도급 프로그램’을 찾아 나서야 한다. 강호동에 견줄 인기를 누리는 유재석까지 움직이면 보따리를 싸든 비정규직 제작인력의 대이동이 불가피할 것이다. 화려한 방송가 뒷면에 드리운 검은 그늘을 주목하자. 그곳에 설움이 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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