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월드 피난

2011.08.10. 08:56 ㅡ 이제 그만

eunyongyi 2020. 6. 28. 16:11

방통위 설립 취지 되살릴 때… 그만 좀 밀어붙이라

방송통신위원회가 기어이 파행으로 치달았다. 지난 8일 2011년 제46차 회의 의결사항으로 탁자에 올린 ‘창원문화방송(MBC)과 진주MBC 합병 허가건’을 두고 방통위 여야 상임위원들이 격렬하게 충돌했다.
민주당 쪽 김충식·양문석 상임위원이 합병 반대의사를 개진하고 퇴장했다. 최시중 방통위원장, 홍성규 부위원장, 신용섭 상임위원 등 정부 여당 쪽 위원들은 개의치 않고 ‘합병 허가’를 의결했다. 야당 쪽과 합의를 이루지 못한 채 여당 위원들끼리 다수결로 결정한 것이다.
여당 쪽 위원들은 재적위원(5명) 과반수(3명) 찬성으로 의결했으니 절차상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와 달리 김충식·양문석 위원은 머릿수로 밀어붙인 여당 쪽 위원들이 ‘합의제 독립 행정기구’인 방통위의 존립 가치를 훼손했다고 보았다. 양 위원은 앞으로 “전체회의를 전면 거부할 것”이라고 밝혀 파행이 장기화할 전망이다.
방통위 여당 쪽 위원들은 지난해 11월에도 야당 쪽이 모두 퇴장한 가운데 ‘종합편성·보도전문 방송채널사용사업자 세부심사기준과 사업자 선정 일정’을 의결했다. 이런 사례는 2008년 3월 출범한 제1기 방통위를 합해도 서너 차례에 불과했다. 그만큼 여당 쪽 위원들에게도 ‘합의 결여’는 큰 부담이다. 더 신중했어야 했다. 특히 진주와 사천 등 서부 경남지역 주민의 64.1%가 창원·진주MBC 통합에 반대하는 상황을 더 세심하게 살폈어야 했다. 지역 여론과 이해관계자의 찬성을 이끌어내지 못해 1년 넘게 공전한 것을 다수결로 밀어붙였으니 방통위가 두고두고 비난을 살 여지가 있다.
방통위는 방송의 자유와 공공성·공익성을 높여 시민 권익을 보호하고 공공복리를 증진하기 위해 설립됐다. 위원회의 독립적 운영을 보장받는 이유다. 당파적 이해에서 벗어난 ‘합의 정신’을 되새길 때다. 이제 그만…, 그만 좀 밀어붙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