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힐 만하면 되살아나는 5년짜리 ‘고용·생산유발효과’ 타령
방송통신위원회가 2020년까지 정보(데이터)를 1초에 10기가비트(Gbps)씩 전송하는 유선 인터넷을 구현하겠다고 밝혔다. 무선 인터넷에 쓸 주파수 자원도 1.8기가헤르츠(㎓)·2.1㎓·3.5㎓·700메가헤르츠(㎒)대역에서 폭 370㎒를 일구기로 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015년까지 전국 초·중·고교 종이 교과서를 모두 디지털 기기로 바꾼다. 모든 학교에 무선 인터넷을 깔아 PC·스마트패드·스마트TV 등으로 언제 어디서나 교과서를 펼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우리 아이의 어깨 짐을 덜어 주고, 세계 최고 인터넷 이용체계를 마련하겠다니 쌍수를 들 만하다.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가 어제 교과부·방통위의 야심 찬 계획을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꼭 이루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특히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방통위의 ‘미래를 대비한 인터넷 발전계획’에 따라 2015년까지 매년 8만2000명씩 고용을 유발하는 효과가 난다는 예측이다. 생산유발효과도 73조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레임덕이 두려운 탓일까. 잊힐 만하면…, 특히 정권 말기가 다가오면 기본계획이네 뭐네 해서 중앙행정기관별로 이런 5년짜리 ‘고용·생산유발효과’ 타령이 되살아난다. 충성 경쟁일 수 있고, 때로는 얄팍한 정권 재창출 꼼수가 스며들기도 한다. 다 그런 것은 아니겠으나 “어, 방통위와 교과부가 대통령‘님’께 뭔가 보고했네! 야, 우린 뭐 없냐?” 하는…, 이것저것(국책사업) 긁어모은 보고서에 그럴듯한 제목 붙이기! 때론 근사한 문구가 생각나지 않거나 문장 길이가 가지런하지 않아 컴퓨터 자판의 백스페이스(backspace) 버튼에 ‘탁탁, 탁’ 신경질을 부리며.
할 거면 잘하라. 살인적인 등록금과 고실업으로 가뜩이나 답답한 청년의 숨통을 크게 틔우라. 실패하지 말고 약속한 대로 지키라는 얘기다. 솔직히 말해 그동안 밑도 끝도 없는 ‘고용·생산유발효과와 수입대체효과’를 너무 자주 써먹지 않았던가. 신뢰도가 바닥에 떨어진지 이미 오래 전이다. ‘재탕 정책에 흐지부지 잊히는 성과’여서는 곤란하다. 2015년까지 ‘꼭’ 매년 8만2000명씩 인터넷 덕분에 웃을 수 있게 하라.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게 있다. 정부의 힘을 집중하고 시민의 신뢰를 얻는 일이다. 방통위 혼자 스마트 인터넷 기술을 개발하고, 인터넷 산업 기반을 강화할 수 없다. 당장 지식경제부와 협력해야 하고 기획재정부··교과부·보건복지가족부·국토해양부의 힘도 필요하다. 5개 거점 대학을 뽑아 매년 최대 10억원을 지원해 인재를 키우고 기술 개발 마당으로 쓰며, ‘코리아 IT 펀드’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마찬가지다.
꼼꼼하게 살펴 제대로 실천하라. 실물 경제 침체로 고통 받는 시민에게는 다시 실망할 틈이 없다.
'싸이월드 피난'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1.06.20. 08:46 ㅡ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 (0) | 2020.06.28 |
---|---|
2011.06.22. 08:34 ㅡ 공익 위한 표현 자유 (0) | 2020.06.28 |
2011.07.14. 18:52 ㅡ 52만 대군을 끌어안은 채 생때같은 우리 젊은이끼리 괴롭히거나 다투게 할 이유가 없다 (0) | 2020.06.28 |
2011.07.20. 08:45 (0) | 2020.06.28 |
2011.08.09. 08:47 ㅡ 박정희 군사정부 시절과 지금은 엄연히 세상 형편이 다르다 (0) | 2020.06.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