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곱나 일이 곱지 (1-1) 이창희 ㉯
지난 9월 9일 오후 세 시께 방송통신위원회 이창희 이용자보호과장과 통화했다. 2개월여 전인 7월 2일에 게시한<사람이 곱나 일이 곱지 (1) 이창희>의 그 ‘이창희’다.
내가 그에게 전화했다. 전화한 이유는 방통위가 9월 9일, 2009년 제40차 회의를 열어 의결한 ‘SK브로드밴드와 LG파워콤의 고객 차별(경품제공)행위’를 제재한 과정과 내용 등을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SK브로드밴드와 LG파워콤이 2008년에 초고속 인터넷 새 고객을 유치하면서 ‘덤(경품)’을 제공했는데, 방통위는 새 고객과 덤을 받지 못한 기존 고객을 차별한 행위에 책임을 물었다.
(관련 기사= 방통위 “통신상품에 과도한 ‘덤’ 안돼” 2009.09.09 오후 3:03 http://www.etnews.co.kr/news/detail.html?id=200909090180)
방통위가 통신상품을 팔면서 덤(경품)을 제공한 것을 두고 책임을 물은 것은 이번이 처음. 특히 어디까지가 ‘적법한 덤’이고, 어디서부터 ‘과도한 덤’인지를 전기통신사업법 등에 따로 정한 바가 없어 시선을 모았다. 방통위는 다만, 공정거래위원회의 경품 고시 제7조에 담긴 ‘거래가의 10%’를 준용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마저 올 7월 1일부터 삭제된 상황이었다.
당장 “위법성이 약하다(SK브로드밴드)”거나 “경품은 초고속 인터넷 상품의 본질적 대상이 아니므로 전기통신사업법 규제 대상으로 보기 어렵다(LG파워콤)”는 반발이 고개를 들었다.
이처럼 상황이 조금 꼬였기에 실무 책임자인 이창희 과장의 설명이 필요했다.
이 과장은 ‘왜 10% 이느냐는 논란’ 등을 차분히 설명했다. 자기 일을 잘 파악한 채 적확하게 답변했고, 향후 계획까지 분명하고 명백하게 밝혔다.
“(경품 차별 제공 행위를 제재하기 위한 기준으로) %를 정할 수 있으나 시장 실체와 안 맞을 수 있고, (%가 오히려) 시장을 제약할 개연성도 있습니다. 그래서 ‘부당한 이용자 차별행위’를 기준으로 삼아 제재한 겁니다.”
“전기통신사업법의 이용자 이익 침해행위를 규제하는 기준이 두루뭉술해서 문제 아니냐”는 내 질문에 돌아온 이창희 과장의 대답이다. 이 과장은 초고속 인터넷 1위 사업자인 KT의 덤(경품) 제공행위를 ‘왜 이번에 제재하지 않았는지’, ‘KT의 덤 제공 실태점검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등도 덧붙였다.
이 통화 ‘한 방’으로, 나는 그를 ‘충직하고 성실한 공무원’으로 인식했다.
이 과장 덕분에 ‘사람에게서 진실로 아름다운 것은 얼굴에 있는 게 아니라 얼마나 일을 성실하게 하는가에 있다’는 뜻을 품은 속담 ‘사람이 곱나 일이 곱지’도 되새겼다. 그는 ‘일 잘하는 사람’으로 칭찬받을 만하다.
추신; 이 과장은 9월 15일 방통위 시장조사과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글, 이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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