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인사 내홍
방송통신위원회가 인사 문제로 들끓는다. 지난 2월 29일‘방송통신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옛 방송위원회와 정보통신부 직원들이 한 지붕 아래 모여 9개월여 동안‘화학적 결합’을 꾀했으나 최근 휴화산(休火山) 상태였던 인사 문제가 불거지면서 마그마로 끓어오르기 시작한 것.
지상으로 분출할 가능성이 큰 마그마 줄기도 여러 곳이다. 방통위 안에 두 줄기(옛 방송위와 정통부), 중앙전파관리소와 전파연구소에 각각 한 줄기씩 활화산(活火山)이 됐다.
먼저, 옛 정통부 직원들이 속한 방통위공무원노동조합이 뜨겁게 달아올랐다.“최근 있었던 5급 승진심사에서 옛 정통부 출신 직원들이 일방적으로 희생됐다”며 성명을 내고 앞으로 나섰다. 방통위 본부 내 옛 방송위 출신 5급 승진심사대상자 42명 가운데 8명이 승진해 19%를 기록했으나 정통부 출신은 127명 가운데 13명으로 10%에 불과하다는 것. 특히 방송위 출신 승진비율을‘6명 이하’로 약속했던 인사 원칙이 무너졌다며“승진심사 기준과 원칙을 공개하고, 불이익자에게 보상 인사를 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을 풀어내는 직원들 시각은 위치와 입장에 따라 크게 달랐다. 실질적으로는 0.5명 정도가 옛 방송위 출신 직원들에게 더 배려됐을 수 있지만 방송위가 정통부와 통합하면서 자릿수 자체를 많이 비운 채 넘어왔던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
또 5급 승진자가 3명인 방통위 산하 중앙전파관리소와 1명인 전파연구소는 승진심사대상자 대비 승진율이 각각 12%, 4%에 불과하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전파연구소공무원노동조합 측은“전파연구소를 무시한 처사에 분노한다”며“72명에 달하는 전파연구소 6급 직원들이 매년 1명씩 승진한다면 72년이 걸리니 전파연구소에는 미래도 희망도 없다”고 개탄했다.
방통위 본부 직원들은 이를 두고 업무량과 근무 시간 차이에 따른 자연스런 결과라고 풀어냈다. 예년에도 두 기관의 5급 승진자는 많아야 셋 정도였다고 전했다. 중앙전파관리소는“늘 묻어가려 한다”는 비난까지 들렸다.
옛 방송위 출신 직원들도 뜨겁기는 마찬가지다.“승진심사결과에 딴죽을 거는 방통위공무원노동조합 행태에 짜증이 나기도 하지만, 더욱 견디기 힘든 것은 방송위 출신 승진자들이 능력과 경력보다는 이른바‘라인’에 따른 결과라는 점”이라는 볼멘소리가 터져나왔다.
세계에 유래가 없는 방송통신 규제·진흥 선례를 세우랴, 사분오열 상태인 직원들 다독이랴 갈 길 먼 제1기 방통위, 그 무엇보다‘인사가 만사’임을 되새길 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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