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호] 최수만 감상문
2004년 말 언저리였을 거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건사연(건전한 사이버 세상을 연구하는 모임)'에 업저버로 나갔다. 조금 당황했지만, 이 모임에 처음 얼굴을 내밀면 자리에서 일어선 채 소개되는 게 관례였다. 건사연 간사인 정태명 교수가 건너편 테이블의 누군가를 호명했다. 모임에 처음 나온 거다. 최수만 한국전파진흥원장(그때에는 정보통신부 장관정책보좌관)이었다. 그렇게 처음 최 원장을 봤다.
2005년 언제쯤인지는 모른다. 정부과천청사 앞 김치찌개 잘하는 집에서 최 원장과 조우했다. 하지만 '분명 어디서 봤는데... 도대체 누굴까'라는... 답답함! 진짜 기억해내지 못했다.
2006년 11월 이후로 최 원장과 길에서 두 번, 정통부 행사에서 한 번, 그렇게 세 번 다시 조우했다. 그리고 어제, 2007년 5월 2일, 저녁 밥상머리에 마주앉았다.
음... 이 양반, 어떤 사람일까...라는 호기심이 가슴 안쪽으로부터 스멀스멀 피어 올랐다. 격식을 갖춘 듯 열린 몸가짐, 말 쓰는 것 등으로부터 나름의 느낌이... 전해져오기 시작했다. 물론 아직도, 여전히 그를 잘 모르겠다. 음... 첫인상이 어땠는지 기억하지 못했는데, 조금씩 구체화한다고나 할까... 뭐 그런 건가 보다. 또 어제 저녁 밥상머리에서 오고 간 이야기들이 흥미로왔던 것도 자극이 된 모양이다.
무엇보다 '김창환'이 최수만 원장에게로 유인된 큰 계기였다. '산울림'의 그 김창환 씨 말이다. "아침에 뭐 하세요?"라고 물으면 "뭐 하긴요. 방송하지요"라며 구수한 웃음소리 들려주는, 그 김창환 씨다.
최 원장은 며칠 전 김창환 씨를 부부동반 모임에서 처음 봤다고 했다. 최 원장 건너편에 김창환 씨가 있었는데 "당신, 가수 김창환 씨를 많이 닮았다"고 했단다. 주변이 그의 유모어 감각(?)에 박장대소했다는데, 진짜로 진짜 김창환인지 몰랐단다. 그래서 고개를 갸우뚱하며 "어, 김세환인가?"라고 말했다나... (ㅋㅋ)
젊었을 때 자전거를 탄 채로 서울에서 사라진 뒤 강원도에서 그 모습 그대로 나타나기도 했다는 그 김창환 씨가 최 원장에게 '술 섞는 법' 하나를 전수했다. 김창환 씨에게 저작권이 있는 건 아니고, 전매 특허 비스무레한 정도라고 했다. 그 술이 만만치 않아(?) 저녁 밥상 머리 이쪽저쪽으로 넘나드는 말과 느낌이 좋았던 것 같다. 처음 만나는 거나 마찬가지였기에 기분 나쁠 이유도 없었고.
그 흥겨움 속에 김창환 씨하고 한 집에 사는 사람이 무슨 일 하는 누구인지도 알게 됐다. 또 최 원장 안주머니에서 나온 자격증<사진>이 무엇인지, 전파가 도달하는 곳에 어떤 의미들을 담을 수 있는지, 1급 공무원들이 중앙부처를 나온 뒤 무슨 생각을 하는지를 들었다. (이 얘기들은 기사화 등을 위해 일단 뒤로 미루고.)
또... 프론티어연구개발사업, 자기부상열차, 한국형 고속열차, 남극 세종과학기지 등등 흥미로운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 단어들 안에 담긴... 숨겨진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최 원장으로부터 전해져왔다. 아직 못하단 얘기들도 남아 있는 것 같고.....
'싸이월드 피난'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07.04.03. 18:15 ㅡ 한미 FTA (0) | 2020.06.29 |
---|---|
2007.04.24. 17:50 ㅡ 공무원 (0) | 2020.06.29 |
2007.05.11. 11:00 ㅡ 금연 (0) | 2020.06.29 |
2007.05.28. 16:57 ㅡ "이 기자님, 농담이라는데요?" (0) | 2020.06.29 |
2007.07.03. 19:21 ㅡ 한미 FTA (0) | 2020.06.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