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 월쇼 지음(1988년). 원제 I NEVER CALLED IT RAPE.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설연구소 울림 옮김. 미디어일다 펴냄. 2015년 7월 2일 1판 1쇄. 2016년 1월 18일 1판 3쇄.
스무 살에 데이트 상대에게 강간 피해를 입은 킴······중략······”그 사람한테는 마치 제가 사람으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그저 침범하고 싶은 하나의 몸이 된 기분이었어요(93쪽).”
데이트 상대나 친분 있는 사람에게 성폭력을 당한 대부분의 여성은 어디도 안전하지 않고, 누구도 믿을 수 없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사적인 세계를 포함한 세상 전체에 대해 위협적으로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변의 긍정적인 지지와 공감마저 받지 못하면, 피해 여성들은 자신이 무가치하고 무기력하며 의지할 데가 하나도 없다는 왜곡된 정보에 의지해 이후의 삶을 살아가게 될 수도 있다(179쪽).
그가 당신을 강간하도록 “내버려 뒀다”고 스스로를 질책하지 말라. 피해자로서 당신이 유일하게 책임져야 할 것은 당신 자신뿐이다. 당신이 강간당했음을 증명하기 위해 부상을 입거나 죽을 필요는 없다. 그 대신, 부디 살아 있으라(259쪽).
안드레아 패럿은······중략······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첫째, 어머니들은 단호하게 행동하고 아버지들은 그 단호한 행동을 지지하라. 둘째, 아이들이 긍정적인 자아상을 갖도록 돕고, 그들과 성에 대해 열린 대화를 나누라. 셋째, 부모들은 전형적인 성역할에서 벗어나 가사일과 육아를 함께 분담함으로써, 모든 사람이 똑같이 중요하고 평등한 가치를 지녔음을 가르치라(275쪽).
피해 사건의 생존자들이 느끼는 가장 큰 두려움 두 가지는, 누구도 자신을 믿어 주지 않으리라는 두려움과 자신의 경험이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치부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다. 그러니 당신은 (특히 이 책을 읽은 후 아는 사람에 의한 피해가 낯선 사람에 의한 피해보다 네 배나 많다는 것을 알게 된 당신은) 가해자가 아무리 인기 있고 모범적인 사람이라 해도, 또한 피해자가 충격과 혼란으로 인해 당시 상황과 자신의 생각을 명확하게 정리해 내지 못하거나, 반대로 너무 태연하고 침착해서 방금 전 강간을 당한 사람으로 보이지 않는다 해도 피해자의 말을 믿어 줘야 한다. 피해자가 그처럼 양 극단을 오가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할 뿐 아니라, 심지어 정상적인 반응이니 말이다(295, 296쪽).
“왜 소리 지르지 않았어?”, “왜 그 사람 방에 갔어?”와 같은, 피해자의 행동을 비난하는 것처럼 들릴 수 있는 질문들은 삼가라. 그리고 피해자가 원한다면 스스로에 대한 비난의 감정을 털어놓도록 하되, 강간은 가해자의 잘못이지 피해자의 잘못이 아님을 이해시키려 노력하라(29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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