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혁 지음. 씨네21북스 펴냄. 2011년 12월 12일 초판 1쇄. 2017년 9월 4일 초판 6쇄.
최환 서울지검 공안부장은 사건 초기 주검을 화장하려던 청와대와 경찰의 압력에 형사법적 원칙을 내세워 부검을 주장했고, 정구영 서울지검장도 뜻을 같이했다.······중략······당시 서울지검을 출입했던 신경민 MBC 기자는 광주고검장으로 좌천된 정 지검장과 출입 기자들의 마지막 인사자리를 두고 “대부분 기자들은 이 자리와 그의 모습을 지금도 기억한다. 기자도, 검사도 모두 그 자리에서 울컥했다. 아무도 선뜻 말을 꺼내지 못해 긴 침묵이 넓은 지검장실을 감싸고 휘돌았다”고 회상하기도 했다(5쪽).
“여하튼 이런 ‘도서관 투쟁’을 (서울대) 법대 81학번들이 주도했는데, 언더(지하)에서 이들을 지도하고 가르친 사람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완규 부장이야(37쪽).”
이용호 게이트 특검(2001년)을 시작으로 현대차 비자금 사건과 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 사건(2006년), 삼성 특별수사·감찰본부의 비자금·편법승계 사건(2007년), 신정아 학력 위조 사건(2007년) 등을 다뤄 ‘권력형 비리 수사 전문’으로 유명한 윤대진 부장검사(25기)는 부인(판사)과 함께 서울대 커플 운동권으로 유명했다(40쪽).
“이 기자, 검찰이 왜 조폭 수사를 경찰에 맡기지 않고 직접 하는 줄 알아?”
“글쎄요. 뭐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그게 말야. 하늘 아래 두 조직은 있을 수 없는 법이거든(59쪽).”
이 (군사독재) 시절 검사들의 신세는 횟감에 비유되곤 했다. TK 중에서도 경북고 출신은 ‘광어’, 경북고 이외 TK 지역 고교 출신은 ‘도다리’, 나머지 기타 지역 출신은 ‘잡어’로 불린 것이다(77쪽).
“검찰이 청부 수사로 전직 대통령을 죽게 했다. 낯을 들 면목이 없다(122쪽).”
BBK 수사팀 평검사들은 주요 부처에 파견을 다녀오는 혜택을 봤다. 특수1부 배종혁 검사는 검사들이 가장 선호하는 파견처인 금융감독원에 2년 동안 파견을 다녀왔고, 금융조세조사부 소속으로 수사팀에 합류했던 장영섭 검사는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으로 발탁됐다. 첨단범죄수사부 소속이었던 김후곤 검사는 방송통신위원회 파견을 다녀왔다(132쪽).
몇 년째 방치됐던 (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 발행) 사건을 본격적으로 파헤치기 시작했던 채동욱(14기) 특수부장과 우병우(19기)·박용주(21기·SK텔레콤 CSR본부장) 감사, 이들을 지휘한 신상규(11기) 당시 서울지검 3차장 등은 강경한 자세를 견지했다고 한다(138쪽).
“이인규와 우병우가 ‘내가 뭘 잘못했냐’고 항변하는데, 망나니는 망나니인 줄을 알아야 한다. ‘너 저기 가서 목 쳐’라고 해서 전직 왕의 목을 쳤는데, 그럼 자기가 죽은 왕과 같은 반열이 되나? 명을 받아 목을 친 망나니는 그냥 망나니일 뿐이다(199쪽).”
2006 ~ 2007년 출입할 당시 검사들은 서울지검 1차장 검사를 지낸 박만(11기) 변호사가 선호하는 주종이라며 텐텐주를 ‘바크만주’라고 불렀다. 참고로 2007 ~ 2008년 경찰청을 출입할 때도 ‘경찰식 텐텐주’를 볼 기회가 있었는데, 경찰들은 이를 강희락 차장이 애용하는 폭탄주라며 ‘희락주’라는 별칭으로 불렀다(26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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