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12월 말 구현모 KT 사장이 황창규 전 회장으로부터 대표이사 바통을 이어받는 흐름이 일자 ‘두 사람 모두 범죄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피의자’라는 점이 불거졌다. KT 안팎 많은 이에게. 범죄 혐의가 있어 입건된 사람에게 KT 경영을 새로 맡기는 게 옳을지는 말할 것도 없고, 임기 중에 구속되면 어쩔 거냐는 지적이 일었다. 마땅한 비판이자 걱정이었다.
하여 나온 게 ‘CEO 임기 중, 법령이나 정관을 위반한 중대한 과실 또는 부정행위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이사회의 사임 요청을 받아들인다’는 약속. 송치 사건에서 범죄 혐의가 사실로 드러나면 ‘취임 뒤 임기 중이라도’ 책임지고 사장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으로 들렸다. KT 안팎 많은 이가 구 사장의 약속을 그리 들었지, 그야말로 ‘임기 중’에 일어난 일만 책임지고 ‘임기 전 송치 사건’을 두고는 고민할 까닭이 없는 것으로 읽진 않았다.
지금 KT 쪽에선 구현모 사장이 취임 전 일까지 책임지기로 한 적이 없다고 주장한다. 구 사장이 2019년 12월에도 ‘임기 전 송치 사건까지 책임질 생각은 없다’고 뚜렷이 밝혔다면 어땠을까. 갸우뚱. 아무런 지적 없이 그가 KT CEO 자리에 앉을 수 있었을까.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 마음이 사뭇 다르게 마련이라더니 아무래도 화장실에 앉은 동안 생각이 바뀌기 때문인 듯싶다. 아주 오래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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