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연합뉴스를 비롯한 몇몇 매체가 5세대(G) 이동통신 가입률이 ‘곧’ 10%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습니다. 연합뉴스가 <5G 상용화 1년 만에 SKT 가입자 첫 300만 명 달성···5G 점유율 10% 시대>라 했고, 조선비즈도 <SKT 5G 가입자 첫 300만 달성할 듯···5G 점유율 10% 시대 코앞>이라 전했고요.
눈물겹습니다. 5G가 잘 팔리는 것처럼 보여지는 게 SK텔레콤·KT·LG유플러스 같은 광고주에게 기쁠 일이긴 하겠지만 ‘추산’과 ‘분석’과 ‘추정’과 ‘전망’과 ‘관측’으로 가득한 기사임에도 ‘달성’이요 ‘10% 시대’라는 제목을 뽑다니요. ‘300만 달성할 듯’하고 ‘10% 시대 코앞’이라 한 조선비즈 제목과 부제목이 그나마 낫다 하겠습니다.
‘상용화 1년’부터 짚어 볼까요. 한국에서 5G 이동통신은 2019년 4월 5일 개통했습니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가 같은 날 나란히 상품 판매를 시작했죠. 상용 만 1년은 2020년 4월 4일인 것. 정부 ㅡ 과학기술정보통신부 ㅡ 집계 자료로는 2020년 3월 말 누적 가입자 수를 바탕으로 1년 치 가입률을 따져 봐야 합니다. 올해 3월이었죠. 그때 5G 이통 누적 가입자는 588만1177명. 한국 안 이동통신 전체 가입자 6915만4363명의 8.5%에 머물렀습니다. 한 달 앞선 2020년 2월 말에는 536만699명으로 전체 가입자 6906만7099명의 7.7%에 지나지 않았고요. 지난 4월 14일 뉴스타파가 <5G 이통 가입률 7.7%···비싼 요금으로 보편화 더뎌(https://newstapa.org/article/SNUW0)>를 알린 까닭이었습니다. (2020년 3월 말 통계가 5월 1일에야 공개됐기 때문에 4월 14일엔 2월 말 가입자 자료를 살펴야 했죠.)
5G에 앞선 4G 엘티이(LTE)는 어땠을까요. SK텔레콤이 2011년 9월 28일, LG유플러스가 같은 해 10월 12일 LTE를 팔기 시작한 뒤 11개월여 만인 2012년 10월 가입자가 1269만7582명에 닿았습니다. 그때 이동통신 전체 가입자 5335만1626명의 23.79%. KT는 3개월쯤 뒤인 2012년 1월 3일부터 LTE를 팔기 시작했음에도 3사 가입자 수는 그해 8월 1022만7819명을 기록해 ‘1000만 돌파’를 자랑 ㅡ 판촉 ㅡ 했죠. 이통 3사 LTE 가입자 흐름을 모두 따져 비교하자면 KT가 합류한 뒤 8개월 만에 100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짚을 수도 있겠습니다. 그만큼 LTE 가입자가 빨리 늘었어요.
연합뉴스를 비롯한 몇몇 매체는 LTE 상용화 시점을 ‘2011년 6월’로 봤습니다. 한데 그때 상용화한 건 노트북PC 따위에 이어 쓴 일부 데이터 통신 상품일 뿐이었고, 이동전화 상품으로 개통해 쓰기 시작한 건 2011년 9월 28일입니다. 정부가 SK텔레콤 LTE 요금을 처음 인가해 준 것도 2011년 9월 27일이었죠. 2011년 11월에서야 LTE 가입자 수를 집계해 볼 수 있었던 겁니다. 정부 공개 자료도 LTE 가입자 수는 ‘2011년 11월 치’부터 공개됐죠. 10월 중순부터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 가입자 수를 헤아릴 수 있었으니까요. (앞서 짚었듯 KT LTE 가입자 수는 2012년 1월에야 헤아리기 시작했고.) 처음부터 이동전화 상품으로 쓴 5G 이동통신의 가입자 흐름을 4G LTE에 견줘 살펴보려면 ‘2011년 11월’부터 따지는 게 더 옳은 까닭입니다. 그리 살폈더니 ‘5G 이통 가입자 늘어나는 게 4G LTE보다 매우 더딘’ 게 쉬 눈에 띄더군요. 어떻습니까. 그리 봐야 하지 않을까요.
연합뉴스는, “5G 서비스는 이동통신 서비스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LTE 시대와 비교해 비슷하거나 크게 다르지 않은 속도로 순항하고 있다”는 ‘업계 한 관계자’ 말을 전하며 기사를 마무리했습니다. 그 관계자가 누구인지 참 궁금하네요. ‘업계 한 관계자’이긴 하되 시장 흐름을 꿰뚫는 사람은 아닌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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