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국선 이해조 최찬식 지음. 문학과지성사 펴냄. 2007년 4월 20일 초판 1쇄. 2011년 2월 10일 초판 3쇄.
<금수회의록>
사람들이 옛적부터 우리 여우를 가리켜 말하기를, 요망한 것이라 간사한 것이라고 하여 저희들 중에도 요망하든지 간사한 자를 보면 여우 같은 사람이라 하니, 우리가 그 더럽고 괴악한 이름을 듣고 있으나 우리는 참 요망하고 간사한 것이 아니요, 정말 요망하고 간사한 것은 사람이오. 지금 우리와 간사한 사람의 행위를 비교하여 보면 사람과 우리와 명칭을 바꾸었으면 옳겠소(17쪽).
옛적 사람이 말하기를, ‘호랑이를 기르면 후환이 된다’ 하여 지금까지 양호유환이라 하는 문자를 쓰지마는, 되지 못한 사람의 새끼를 기르는 것이 도리어 정말 후환이 되는지라(35쪽).
<추월색>
본국 여자는 모두 집안에 칩복하여 능히 사람 된 직책을 이행치 못하고 그 영향이 국가에까지 미치게 함이 마음에 극히 한심하옵기, 속히 학교에 입학하여 신학문을 많이 공부하여가지고 귀국하와 일반 여자계를 개량코자 하옵나이다(219, 220쪽).
조선 습관으로 말하면 혼인 갓 한 신랑 신부는 서로 말도 잘 아니 하고 마주 앉지도 못하여 가장 스스러운 체하는 법이요, 더구나 신부는 혼인한 지 삼 일만 되면 부엌에 내려가 밥이나 짓고 반찬이나 만들기를 시작하여 바깥은 구경도 못 하는 터이라 내외가 한가지 출입하는 일이 어디 있으리오마는, 영창이 내외는 혼인 지내던 제삼 일에 만주 봉천으로 신혼여행을 떠난다(23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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