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오웰 지음. 이한중 옮김. 한겨레출판 펴냄. 2010년 9월 15일 초판 1쇄. 2020년 6월 8일 초판 19쇄.
혁명군은 때로는 열정으로 이기기도 하지만, 징집군은 무기로만 이길 수 있다(61쪽).
전쟁이 시작된 지 1년이 지난 지금 이 순간에도 정부를 욕하고, 적을 칭찬하고, 항복을 요구하는 신문들과 팜플렛들이 거의 아무런 간섭 없이 길거리에서 버젓이 팔리고 있다. 이는 언론 자유에 대한 존중이라기보다는 그 정도애 별일 아니라는 단순한 인식에서 비롯된 현상이다(106쪽).
1832년 이후로 토지를 소유한 귀족들은 점차 권력을 잃었지만, 사라지거나 화석이 된 게 아니라 그들을 대체한 상인, 제조업자, 금융업자와 통혼을 했고, 이들을 금세 자기들의 판박이로 만들어버렸다(108, 109쪽).
‘빨갱이’를 잡아들이는 경찰은 ‘빨갱이’가 설파하는 이론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걸 이해한다면 부유층의 보디가드 노릇을 하는 자신의 처지가 스스로 덜 달가울 것이다(113쪽).
안전하고 문명화된 생활의 결과 중 하나는 원초적이고 중요한 감정들을 역겨운 것으로 만들어버리는 지나친 민감함이다(143쪽).
하지만 현재의 우리가 아는 것은, 상상력이란 야생동물과 비슷한 것이어서 가둬두면 번식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그런 사실을 부인하는(지금 소련에 대한 거의 모든 찬사에는 그런 부인이 내재되어 있다) 작가나 언론인은 실은 자신의 파멸을 요구하고 있는 셈이다(240쪽).
우리 시대에는 ‘정치와 거리를 두는’ 일 같은 건 있을 수 없다. 모든 문제가 정치 문제이며, 정치란 본래 거짓과 얼버무리기, 어리석음, 반목, 정신분열증의 집합체인 것이다(271쪽).
나는 생계 때문인 경우를 제외한다면, 글을 쓰는 동기는 크게 네 가지라고 생각한다(적어도 산문을 쓰는 데 있어서는 말이다).······중략······3. 역사적 충동.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고, 진실을 알아내고, 그것을 후세를 위해 보존해두려는 욕구를 말한다(292쪽 ~ 294쪽).
지난 10년을 통틀어 내가 가장 하고 싶었던 것은 정치적인 글쓰기를 예술로 만드는 일이었다(297쪽).
만일 책을 여섯 권만 남기고 나머지는 전부 없애야만 한다면, 나는 단연코 <걸리버 여행기>를 그중 하나로 꼽을 것이다(324쪽).
“너 왜 자꾸 펄쩍펄쩍 뛰어다니냐? 왜 나처럼 가만히 앉아 있질 못하지?” 노인은 한편으로는 옳다. 하지만 문제는 노인이 잃어버린 감각을 아이는 팔다리로 느낀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런 느낌이 있다는 걸 안다면 노인은 짜증만 늘게 될 것이며, 가능하면 아이를 노인처럼 만들어버리려고 할 것이다(358, 359쪽).
나는 억지로나마 다시 걸어야 했다. 뛴다는 건 뭔가를 잘못했다는 표시이고, 시내 여기저기에 다른 스파이들이 깔려 있을 게 분명했기 때문이다. 그날도 그다음 날도 나는 언제 서재로 불려가려나 마음을 졸였지만 교장의 소환이 없어서 오히려 놀라고 말았다(393쪽).
사람들은 아이가 어른에게서 ‘신체적’인 위축감을 느낀다는 사실을 너무 쉽게 망각하는 경향이 있다(432쪽).
피셔 씨에 따르면, 간디의 견해는 독일의 유대인들이 집단 자살을 감행해야 한다는 것이었으며, 그랬다면 “온 세계와 독일 국민들을 자극하여 히틀러의 만행에 주목하도록 했을 터”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전쟁 이후에 그는 해명 발언을 했는데, 유대인들은 어차피 살해당했을 테니 의미심장하게 죽는 편이 나았는지 모른다는 것이었다(45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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