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호원: (웃으며) 서비스 지역이 아니네요, 아예. 은용: 여기가요? 경호원: 예. 지금. 은용: 통화가 안 되게 해 놓은 건가요? 경호원: 그런 것 같습니다. 은용: 누가요? 경호원: (웃으며) 아니, 그건 제가 뭐 누구라고 말… 못하지 않습니까. 은용: 안에 계신 분께 전화 드리려 했더니 긴급통화만 가능하다고 메시지가 뜨는데. 경호원: 행사 시간대에는 안 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은용: 왜요? 경호원: 행사하고 있으니까. 행사 (시간 동안에는 전파를) 차단시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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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나를 향해 웃으며 “(이동통신) 서비스 지역이 아니네요, 아예”라고 말할 때, 나는 그의 친절을 믿어 의심하지 않았다. 대통령 주변에 쏜 휴대폰 방해 전파 때문에 전화 통화가 안 된다는 걸 내가 알지 못할 걸 헤아린 친절. 대통령경호실에서 전파를 일부러 흩뜨려 놓았으니 먹통 된 휴대폰을 든 내가 달리 고민하거나 이상하게 느낄 필요가 없을 거라는 배려. 하여 “서비스 지역이 아니”라는 마음 씀이 웃음과 함께 내게 건너왔으리라. 내게 짓궂게 굴거나 나를 웃음거리로 만들려는 건 아니었으리라고 나는 지금도 여긴다.
그는 내게 웃다 말다 했다. 친절히, 고분고분하게 웃었다가 내 물음이 경호 대상에 다가갈라 치면 웃음을 거뒀다.
은용: 전화도 차단돼 있고 지금 긴급통화만 가능할 정도로 — 사실은 긴급통화조차 되지 않을 정도로 — 이 주변에 통신이 안 되는 것 같아요, 그렇죠? 경호원: 네, 지금 이 (건물) 자체가 안 되게 되어 있습니다. 은용: (주변을 가리키며) 어디까지… 여기(1층 로비)가 막혀 있으니까, 이 안(지하 1층 행사장)에 계신 분과 통화를 못할 거 아니에요. 경호원: 네, 이 건물 자체가 통신 두절된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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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단. 차단이라…. 액체나 기체 따위의 흐름이나 통로를 막거나 끊어서 통하지 못하게 하는 거. 다른 것과의 관계나 접촉을 막거나 끊는 거.
굳이 “틀렸다”고, “틀린 말”이라고 말할 까닭이 없는 듯도 하나 엄밀히는 그르다. 대통령 주변에서 먹통 된 휴대폰은 전파가 차단된 게 아니라 ‘방해’됐기 때문.
방해라…. 남의 일을 간섭하고 막아 해를 끼치는 거.
재밍(jamming). 전파 방해. 전파에 밝은 과학기술자나 통신 전문가가 ‘차단’이라 말하지 않는 까닭. 전파를 끊었다기보다 간섭해 해를 끼치는 거. 그 전파를 쓰는 시민의 통신 자유에 이롭지 않게 하거나 손상을 입히는 거. 하지 않거나 하기 전에 “해도 좋겠느냐”고 제대로 물어야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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