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권 지음. 천년의상상 펴냄. 2018년 8월 27일 초판 1쇄.
니체는 인식의 매력이 인식의 길에 놓인 부끄러움을 극복하는 데 있다고 했습니다만, 사실은 부끄러움 자체가 자기 극복의 조짐입니다. 예전에는 아무렇지 않았던 것에 부끄러움을 느낀다는 것은 예전의 자기 자신과 거리가 좀 생긴 겁니다. 그래서 부끄러움에는 고통과 기쁨이 함께합니다(22쪽).
비판한다는 것은 무엇보다 이해시키는 것입니다. 우리 시대에 대한 비판가 마르크스는 우리 시대를 이해시킨 사람이기도 합니다(35쪽).
우리가 ‘사회’라고 옮기는 라틴어 ‘소시에타스’는 실제로 대외교역에 나섰던 중세 시대 투자자들의 결사체를 지칭했습니다. 그런 소시에타스 중 규모가 큰 것을 사람들은 ‘콤파니아’라고 불렀는데요. 말 그대로 풀면 ‘빵을 함께 먹는 사람들’이라는 것이죠. 요즘도 회사를 지칭할 때 프랑스어로는 ‘소시에테’와 ‘콤파니아’라고 하고, 영어로도 ‘컴퍼니’라고 하잖아요(53쪽).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잣대 자체를 바꾸는 것입니다. 불법이 문제가 아니라 법 자체가 문제인 상황인 거죠. 마르크스의 비판이 요구하는 게 이것입니다. 체제의 원리에 입각한 교정이 아니라 체제 자체의 역사적 이행(61쪽)!
“우리는 괴물의 존재 자체를 부인하기 위해 투구를 눈과 귀 밑까지 깊이 눌러쓰고 있다(75쪽).”
이상한 표현일지 모르지만 혁명가는 ‘다른 미래의 흔적’을 빨리 읽어 내는 사람입니다. 지금의 논리, 지금의 방향이 역사의 필연적 경로라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그는 현재가 품고 있는 다른 길, 다른 방향을 봅니다(139쪽).
통속적 경제학과 마찬가지로 추리소설은 사람들로 하여금 유통 영역에서 이윤의 비밀을 찾도록 부추긴다. 하지만 거기서 그것(이윤의 비밀)을 찾을 수는 없으며 그 대신 도둑질, 신용사기, 사기, 사취 등을 발견한다(145쪽).
브로델은 자본주의라는 말 자체가 이렇게까지 유통되고 널리 퍼진 것은 사회주의에 맞서 이데올로기적으로 퍼뜨려졌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1926년에야 자본주의라는 단어가 브리태니커 사전에 처음 등재되었다고 합니다(153쪽).
‘공황’은 자본주의 원리 안에 내재합니다. 즉 자본주의가 유지되는 한 ‘공황’은 피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자본주의가 발전할수록 ‘공황’ 즉 ‘위기’의 규모와 강도도 커집니다(17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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