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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클럽 자본 5 생명을 짜 넣는 노동

eunyongyi 2023. 3. 19. 17:56

고병권 지음. 천년의상상 펴냄. 2019년 4월 29일 초판 1쇄. 2020년 4월 6일 초판 2쇄.

마르크스는 노동이라는 게 “외부의 자연에 작용을 가하고 그것을 변화시키는" 일이면서 동시에 “자신의 본성까지도 변화시킨다"라고 했는데요. 나는 그 이유가 일차적으로는 신체에서 일어나는 변형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노동이라는 것이 인간신체와 외부 신체의 물질대사인 한에서, 외부 신체를 변형하는 일은 인간신체를 변형하는 일이기도 할 테니까요(49쪽).

마르크스가 언급한 자본주의 노동과정의 두 가지 현상을 ‘소외'로 말할 수 있습니다. 자본가의 통제 아래서 노동한다는 것은 ‘노동자의 노동과정으로부터의 소외(혹은 ‘생산자의 생산과정으로부터의 소외')’라고 할 수 있고요, 노동자의 생산물이 자본가의 소유물이 되는 것은 ‘노동자의 노동생산물로부터의 소외'라고 할 수 있습니다(64쪽).

기계는 노동자의 노동을 효율적으로 빨아들이는 장치이기 때문에 노동자로서는 그것을 아끼고 사랑하기가 힘들죠. 자본가가 그 착취수단에 얼마나 돈을 썼는지 노동자는 관심이 없습니다. 마르크스의 표현을 빌리자면 “말이 고삐나 굴레에 무관심한 것처럼" 말입니다(69쪽).

가치증식과정이란 노동자가 자신의 생명을 상품에 한 방울씩 한 방울씩 떨어뜨리며 죽어가는 과정입니다(90쪽).

“그는 이미 알고 있었다.” 마르크스는 자본가에 대해 그렇게 말했습니다.······중략······어떻게 해야 잉여가치가 생기는지, 한 발 더 나아가, 어떻게 해야 잉여가치가 더 많이 생기는지 알고 있습니다. 공부한 적은 없지만 그는 노동자들을 닦달합니다. 거기에 뭔가가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죠(105쪽).

자본의 영원한 생명은 노동의 영원한 죽음에서 나옵니다. 피를 빨아 영생을 누리는 괴물(107쪽).

“고급노동과 단순노동 사이의 구별 중 일부는 단순한 환상이거나 적어도 벌써 오래전부터 실질적 의미를 잃고 단지 전통적 관습으로만 존재하는 여러 차별에 기인한다. 또 일부는 노동자계급 가운데 자신의 노동력의 가치를 관철하는 힘이 다른 계층보다 취약한 계층의 절망적 상태에 기인한다(115쪽).”

근대사회에서 인간은 상품이 아니기에 가치를 갖지 않습니다. 하지만 자본주의와 노예제를 함께 유지한 경우가 있었죠. 남북전쟁 당시까지의 미국이 그렇습니다. 면화 수출이 본격화되었을 때 미국 남부에서는 흑인 노예 한 명을 소진하는 데 평균 7년이 걸렸다고 합니다. 말 그대로 마구 쓰고 버린 거죠(129쪽).

개념은 우리의 지성이 세상을 붙잡는 도구, 세상을 파악하는 도구입니다(148쪽).

가치란 노동자에게 내재한 ‘능력'이 적극적으로 발휘되는 것이고, 더 나아가 노동자의 소중한 ‘생명'이 들어가는 것입니다(157쪽).

무에서는 아무것도 생겨나지 않는다. 가치는 노동이 대상화된 것일 뿐이고, 잉여가치는 잉여노동이 대상화된 것일 뿐이다(158쪽).

마르크스는 잉여가치율을 “자본에 의한 노동력 착취도 혹은 자본가에 의한 노동자 착취도의 정확한 표현"이라고 했습니다(159쪽).

“신앙 조항 39개 중 38개를 침해하는 것을 용서할지언정 자기 수입의 39분의 1을 침해하는 것은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177쪽).”

노동시간이 단지 두 개의 항으로만 이루어져 있습니다. 필요노동과 잉여노동. 이 ‘과'라는 연결사가 내게는 계급투쟁의 전선으로 보입니다. 그 오른쪽이 전쟁터입니다. 단 1시간이라도 늘리려는 자본가와 단 1시간이라도 줄이려는 노동자. 시침 한 칸, 분침 한 칸도 중립적이지 않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딱 두 개의 항입니다. 여기에는 신조차 앉을 자리가 없습니다(183쪽).

자본의 왕국에 사는 한 신민들은 자신들이 왕을 먹여 살리면서도 왕의 은혜로 살아간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습니다(19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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