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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칙한 그녀들

eunyongyi 2023. 4. 4. 00:27

히구치 이치요, 시미즈 시킹, 오카모토 가노코, 미즈노 센코, 하야시 후미코, 다무라 도시코, 미야모토 유리코 지음. 안영신, 박은정, 서홍 옮김. 작가와비평 펴냄. 2022년 2월 20일 1판 1쇄.

리쓰는 두건 위로 귀를 막고 빠르게 몇 걸음 뛰기 시작했다. 그러자 불안하던 마음도 어느샌가 차분하게 가라앉으며 맑아졌다. 핏기 없는 입술에는 싸늘한 미소마저 떠올랐다(15쪽).

다베는 그저 옛 추억에 이끌리고 있을 뿐이다. 과거의 감정이 조금은 남아 있을지도 모른다는 감상에 젖어 사랑이 타고 남은 자리를 음미하러 오는 거다(114쪽).

오랜 세월이 흐르는 동안 온갖 복잡한 감정은 각자 가슴속에 묻어 버렸다. 서로 그리워하던 그 시절로 두 번 다시 돌아갈 수 없을 만큼 둘 다 나이를 먹은 것이다(136쪽).

마사코는 점차 자신의 생활이 안정되어 가는 게 두려웠다. 그건 마치 고질병에 걸린 환자에게서나 볼 수 있는 안정감이었다. 몸 안에 병이 있는데도 그것이 조금도 불편하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게 문제였다(174쪽).

“국민체조 시작(248쪽)!”